[현장르포] 100층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 올라가보니..

김경수 2015. 3. 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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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층 위 롯데맨들 최고빌딩 자부심 가득

리프트·사다리 타고 올라 78층 이상은 아직 그물망

올해말 555m 외관 마무리 완공땐 세계4위 초고층빌딩

지난 14일 100층에 도달한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는 오는 2016년 말 완공되면 층수로는 세계 4위(123층) 초고층빌딩이 된다. 사진=김경수 기자

"이모, 100층에 VIP 올라갑니다. "

국내 건축역사상 최초로 100층에 도달한 지난 14일 롯데월드타워. 지난 26일 서울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100층에 오르기 위해 리프트에 몸을 실었다. 이모로 불리는 중년의 여성근로자가 리프트 안에서 기계를 조작하자 기차소리를 내면서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

1층에서 78층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3분40초. 서울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63빌딩을 이미 넘어선 높이다. 100층까지 오르기 위해선 중간 기착지인 78층에서 리프트를 다시 갈아타야 한다. 78층에서 98층으로 오르는 두 번째 리프트에서 새로운 이모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여성인력 채용에 노력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롯데월드타워 공사장에는 1~8호기 리프트에 총 14명의 여성이 리프트 운행자로 근무 중이다.

■리프트로 100층까지 5분

1층에서 98층까지 리프트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대략 5분. 끝이 아니다. 98층에서 100층까지는 사다리를 붙잡고 올라가야 한다. 아직 리프트 공사가 되지 않은 탓이다.

면 장갑을 끼고 안전모를 쓰고서 7개나 되는 사다리를 간신히 붙잡고 숨가쁘게 올랐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삐쭉 튀어나온 철근들이 머리에 부딪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동반한 여성방문객은 지친 듯 잠시 숨을 몰아쉬기를 여러 번. 현장의 한 롯데건설 근로자는 "신격호 총괄회장도 몇 번 오르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만류했었다"고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월드타워 114층에 거처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100층 높이에는 최고급호텔이 들어설 전망이다. 신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을 이루기 위해 아들인 신동빈 회장은 수시로 공사장을 찾아 직원들에게 안전을 독려했다.

망백(望百)이라 불리는 91세 나이를 넘긴 신 총괄회장도 오르려 한 100층을, 그의 나이 절반밖에 되지 않은 젊은 나이에 못할 것 없다는 생각에 다시 힘껏 올랐다.

롯데물산 최경인 상무는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분속 600m의 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100층까지 오르는 시간이 1분 안팎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외면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78층 이상은 그물막으로 외부를 차단해 추락사고를 막았다. 그물망 사이로 석촌호수와 올림픽경기장 등이 손톱만 하게 작게 보인다. 지붕과 벽이 없는 100층 높이에 오르니 마치 스파이더맨이 된 기분.

■세계 4위 초고층빌딩에 자부심

아직 초봄 날씨에 강풍이 불 경우 추울 것이라는 롯데 측의 설명처럼 100층의 기온은 다소 쌀쌀했다. 바람이 불면 약간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 100층 인근에는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임시휴게실이 만들어져 공사장 인부들이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이는 모습이 보였다. 초고층빌딩이다 보니 공사장 인부들은 생리현상도 하늘로 치솟은 공사장에서 해결해야 한다. 고층 공사장에는 칸막이로 가린 소변통이 설치돼 인부들이 1층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생리현상을 해결하도록 했다. 정상에 함께 오른 롯데맨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국내 어느 기업도 해내지 못한 국내 최고층빌딩 건설을 롯데그룹이 해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롯데월드타워에는 그동안 콘크리트 19만5000㎥, 철골과 철근 4만여t, 공사인원은 77만6000명이 투입됐다. 외관을 감싼 커튼월은 1만2800개에 달한다.

롯데월드타워는 올해 말 555m 높이에 달하는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약 1년 동안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시 세계 6위, 층수로는 세계 4위의 초고층빌딩이 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외에서 초고층빌딩은 그 나라의 상징이자 국력으로 여겨진다.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준공식 때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빌딩 전체 불을 켜는 행사를 할 만큼 뉴욕과 미국의 자부심이었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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