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하면 불륜, 난 로맨스'? 홍준표 지사의 이중잣대

윤창희 2015. 3. 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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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의 부부 해외 골프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홍 지사가 과거 국회의원시절 공직자와 야당 의원들의 골프를 매섭게 몰아부친 전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9년 1월1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원내대표이던 홍 지사의 발언이다.

" (야당의원 9명이 부부동반으로 해외 골프여행을 가면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자처를 할 수 있는지 한번 다시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당시 야당의원이던 박영선, 우윤근, 전병헌, 박기춘, 노영민, 양승조, 주승용 의원 등 9명이 국회 회기중에 부부동반으로 태국 골프 여행을 떠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홍 지사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의원 남편의 생일 파티를 한다고 방콕까지 가는 것이 무슨 서민을 위한 정당이고, 못사는 사람을 위한 정당이라고 자처하는 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역시 원내대표 시절이던 2008년 10월 13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사저가 호화 주택이라면서 노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도 거론했다. 홍 지사는 "서민의 아들을 자처하는 노 전 대통령이 얼마전에는 경기도 골프장을 통채로 빌려 골프 파티를 한 적도 있는데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아주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더는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홍 지사는 2006년 2월 28일에는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골프 라운딩을 놓고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거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홍 지사가 이 총리를 상대로 법조 브로커 윤모씨와의 관련성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격분한 이 총리가 "누가 놀아났느냐"고 반격하자 그는 "사실갖고 얘기했다. 같이 골프친 적 있고, 정치자금 받은 적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맞섰다.

이처럼 홍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 여러차례 야당 정치인들의 골프 라운딩을 거론하며 정치공세의 소재로 삼았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초등학교 시절 전학을 다섯번 갔고, 점심시간 물로 배를 채웠다'며 서민 정치인을 자처했다.

하지만 홍 지사가 최근 무상급식 중단 논란의 와중에 미국 출장을 떠나 부부 동반으로 한인 사업가들과 골프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사려깊지 못했던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지만, 자신의 향한 비판적 여론에는 특유의 독설로 대응했다. 해외출장은 외국도 부부 동반원칙이고, 이제 해외여행에 대해서도 좀 너그럽게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과를 담았지만 해명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사람 외 두 분은 경남도의 농수산물 수출을 도와주는 분들로 제가 접대를 해야 할 입장에 있어 제가 그 비용 400달러를 사비로 지불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안을 무상급식과도 연관지었다. "평소 같으면 비난은 받겠지만 크게 문제삼지 않고 일과성 해프닝으로 그냥 넘어갈수도 있는 일을 무상급식과 관련을 지어 비난을 하다보니 일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 진영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좀더 사려깊게 처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정치를 시작하고 난 뒤 해외 장거리 단독출장시에는 대부분 사비를 들여 집사람과 같이 간다"며 "(사비로) 같이 나가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과 진배 없이 마음에 안정을 갖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가 있고 일의 능률도 더 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경우 부부동반출장이 원칙인데 우리나라는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그 반대다. 과거와 달리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지금 이 부분도 이제 좀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또한 홍 지사는 최근 '비행기 비즈니스석' 탑승 비판에 대해서도 "비행기 비즈니스석은 공무원출장 여비규정에 따른 것이지 피곤해서 탄 것은 아님에도 그것이 비난의 구실이 되고 있는 것을 보고 '나도 이코노미를 타는 정치쇼 기술을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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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희기자 (thepl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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