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바람과 추위와 사투..롯데월드타워 100층 올라가보니

2015. 3. 2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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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01층..지난 100층 돌파 행사 이후 한 개층 더 올려
송도타워(303m)보다 100m가량 더 높아..'국내 최고 높이'
하지만 각종 악재애 정상개장 험난할 것으로 예상
지난 2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롯데월드.

[글·사진=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석촌호수 위 롯데월드가 500원짜리 동전만해졌다. 아파트는 레고블록 크기로 변했고 도보 위 사람들의 움직임은 감지하기 어려웠다. 롯데월드 타워 100층에서 바라본 서울 잠실 풍경이다.

옅은 안개에 가려 먼 풍경은 희미했다. 그래도 가까운 경기 구리시 시가지는 또렷이 보였다. 이날 동행한 롯데물산 관계자는 “맑은 날에는 인천 송도까지 보인다”면서 “오늘은 미세먼지와 안개가 겹쳐 경치가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00층 공사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타이틀답게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시야를 가리는 건물은 없었다. 롯데월드타워는 현재 413.65m로 국내에서 가장 높고 세계에서는 10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100층까지 올라가는 과정은 꽤 복잡하다. 안전모를 쓰고 우선 78층까지 건물 바깥쪽에 설치된 공사용 엘레베이터로 올라갔다. 분당 87m 속도로 5분 남짓 소요됐다. 그 뒤 다른 엘레베이터로 옮겨 타 98층으로 이동했다.

롯데월드타워 100층에서 바라본 서울 서쪽 부근.

이후 98층부터는 100층까지는 계단을 이용했다. 계단의 기울기는 수직에 가까워 한 계단씩 오르기 벅찼다. 발을 헛딛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난간을 꽉 쥐었다.

이날 완성된 층수는 정확히 101층이었다. 지난 24일 가졌던 100층 돌파 기념식 이후 공사가 이어져 한개 층 더 올라선 것이다. 현재 101층까지 코어월 (철근으로 만든 벽)공사가 완성된 상태였다.

100층 높이의 공사에서 가장 힘든 점은 바람과 추위다. 실제로 꼭대기에서 몰아치는 걸음을 내딛기가 힘들 정도였다. 현장에서 만난 공사 관계자도 “작업이 대부분 크레인에서 이뤄지는데 바람이 심한 날은 크레인이 많이 흔들려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층수는 차곡차곡 올라가는 중이지만 여전히 롯데월드몰·타워(제2롯데월드)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잊을만 하면 터지는 안전문제가 롯데의 발목을 잡으며 시민들의 불신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만큼 안전문제는 현재 가장 민감하지만 꼭 넘어서야 할 산이다.

이날 현장에서 박현철 롯데정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24일 100층 돌파한 데 이어 공교롭게 오늘(26일)은 수족관과 영화관 영업이 중단된지 100일째”라면서 “무엇보다 안전을 염두해 올해 말까지 공사를 순조롭게 마치겠다”고 전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착공한 지 4년 5개월 만에 100층을 돌파했다. 국내 초고층 건물의 기록도 함께 깼다. 하지만 100층을 돌파한 다음날인 지난 25일 롯데건설이 시공한 경기 용인 교량상판 붕괴사고가 발생해 인부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행사 하루 전날인 지난 23일에는 제2롯데월드 입점 상인들이 수족관·영화관 영업 중단과 주차요금 완전 유료화로 영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서울시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제2롯데월드의 정상개장이 100층 공사현장을 오르기 만큼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한편 롯데월드타워가 예정대로 내년 말 완공되면 층수(123층)로는 전 세계 4위, 높이(555m)기준으로는 세계 6위의 초고층 빌딩이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완공된 가장 높은 건물은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동북아무역센터(지상 68층, 높이 305m)로 현재 롯데월드타워와 100m이상 차이가 난다.

롯데월드타워 100층에서 인부들이 작업 중이다.
롯데월드 100층으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앞.

임현영 (ss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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