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수 없었다" 이용규, 우승 공약의 비장함

입력 2015. 3. 27. 06:06 수정 2015. 3. 2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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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화 외야수 이용규(30)는 지난 23일 KBO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러진 미디어데이에서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이날 그는 "우승, 말만 들어도 꿈만 같다. 만약 팀이 우승하면 팬들에게 내년 대전 홈 개막전 지정석을 모두 쏘겠다"는 깜짝 발언으로 팬들과 약속했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외야를 제외한 내야 전 좌석이 지정석으로 되어있다. 한화 관계자는 "중앙·내야 지정석만 약 1만석 정도인데 입장료는 1억원 가량 된다"고 밝혔다. 1억원짜리 우승 공약인 것이다. 이용규의 연봉이 7억원이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큰 액수다.

이용규는 "내야 전 좌석이 아니라 1루 홈 관중석만 말한 것이다"며 웃으며 한 발짝 물러서는 듯했지만, "우승하면 보너스가 얼마인데 문제없다"고 공약 실천을 자신했다. 한화 관계자는 "원래는 프리허그 같은 가벼운 공약을 이야기했지만 용규가 세게 하고 싶다고 했다. 평소 남들 모르게 기부도 많이 하는 선수인데 공약도 팬들을 위해 세게 하더라. 구단도 우승하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나"고 웃었다.

이용규는 미디어데이에서 대단히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 앞에서 웃고 즐기는 이벤트이지만 최대한 웃음기를 빼고 질문에 답했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진중함과 투지가 절로 묻어났다. 때로는 눈가마저 촉촉하게 젖어 주위로부터 '울컥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에 대해 이용규는 "삼성이나 다른 팀 선수들은 매번 우승, 우승을 이야기하는데 그런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없었다. 미디어데이 분위기가 좋았지만 팬들을 생각하면 웃을 수가 없었다"며 "울컥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비장한 마음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한화에 우승은 어느 순간부터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 최근 3년 연속 포함 지난 6년 동안 5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우승은 차치해도 가을야구가 너무 고프다. 2007년을 끝으로 최근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긴 기간 동안 매년 이맘 때 새로운 모습을 다짐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래도 한화를 놓지 않고 응원하는 팬들을 생각하면 웃을 수 없었다.

이용규는 팀을 위해 자신을 불사를 준비가 되어 있다.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의 1군 가세로 중견수 자리를 내주며 우익수로 이동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내게 주어진 역할을 해야 한다. 아직 모건과 같이 경기를 해보지 않았지만 내야보다 외야가 호흡 맞추기는 훨씬 빠를 것이다"고 적응을 자신했다.

이용규의 비장함이 올 시즌을 맞이하는 한화의 각오가 어떠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비장함이 과연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28일부터 시작될 시즌 개막전이 정말 기다려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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