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저먼윙스 부조종사, '그는 왜 자살비행을 했을까'

이종선 기자 입력 2015. 3. 27. 00:04 수정 2015. 3. 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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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자살비행을 했을까'.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가 부조종사의 의도적인 급강하에 의해 추락한 것으로 26일(현지시간) 밝혀지면서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테러와의 연관성이다. 하지만 프랑스 조사 당국은 사고를 낸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테러리스트로 분류된 적은 없었다고 확인하고 "테러 행위 연관성을 암시하는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연방항공청(FAA)도 루비츠가 FAA에서 발급하는 항공기 조종사 명부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조종사임을 확인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도 이 부조종사뿐 아니라 조종사와 승무원 4명, 그리고 모든 승객들에 대해 정보당국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테러 관련 전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이번 참사는 테러 연관 가능성보다는 루비츠의 자살 의도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고기가 급강하한 8분 간 조난신호를 보내지 않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프랑스 관제탑과 사고기는 24일 오전 10시30분 마지막으로 교신을 주고받았고 10시40분 사고기는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고기의 하강을 확인한 관제탑에서 10시31분과 35분, 36분 세 차례 교신 재시도가 있었지만 조종실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루비츠가 과연 자살하려고 했는가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루비츠와 알고 지내온 이들은 그가 지난해 가을 글라이더 자격증을 갱신했을 때만 해도 별다른 우울증 낌새를 못 느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독일 서부 라인란트팔츠주의 몬타바우어 지역 출신인 루비츠는 이미 10대 때부터 비행 조종을 열망하며 글라이더 클럽 활동을 해왔다. 글라이더 클럽의 동료회원이었던 페터 뤼커는 루비츠가 저먼윙스에 입사한 것에 만족했으며 잘 지내왔다고 증언했다. 또 루비츠가 '조용한 편이지만 사교적인 젊은이'였다고 전했다.

저먼윙스 모회사인 독일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CEO) 카르스텐 슈포어는 "루비츠는 해마다 이뤄지는 건강검진 및 심리검사를 모두 통과했다"며 "(조사결과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심경변화나 20대의 우발적인 행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사 당국 발표에 따르면 이륙 후 약 20분 간 조종사와 부조종사 사이에 정상적이고 예의 바른 대화들만 오갔지만 조종사가 부조종사에게 착륙에 관한 중간 브리핑을 할 때 부조종사의 말투는 갑작스레 퉁명스러워졌다. 결국 부조종사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가를 규명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현장에서는 시신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시신의 형체를 찾기 어려워 신원 확인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지역 주민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마치 거인이 축제를 위해 작은 색종이 조각을 뿌려놓은 것 같은 광경이었다. 신도 사람 형체는 온데간데없고 신체 일부분만 흩어져 있어 현장을 지켜보기도, 보이는 것을 말로 표현하기도 힘겹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함께 25일 사고 현장을 찾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사고로 희생자를 낸 모든 국가와 협력하겠다"면서 "사고 원인 파악에도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조사당국은 미 연방수사국(FBI)에 여객기 사고 조사에 함께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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