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담당기자 프리뷰] 수많은 IF가 현실이 된다면

[OSEN=이대호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1개월만에 전문가들의 전력평가를 바꿔놓았다. 시범경기 시작 전까지는 롯데를 약팀으로 분류했지만, 이제는 롯데를 다크호스로 지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모든 것이 시범경기 활약 덕분이다. 롯데는 시범경기 7승 5패로 공동 4위에 올랐고, 팀 홈런과 평균자책점, 타점 1위를 차지했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작년 가을 자팀 FA였던 장원준과 김사율, 박기혁을 놓친 뒤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여전히 시장에는 선수가 남아 있었지만 '그 돈이면 상동구장에 투자, 선수육성을 하겠다'는 것이 롯데의 반응이었다.

2015년 롯데 전력에는 여기저기 구멍이 보인다. 가장 큰 걱정은 선발진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홍성민과 이상화가 4,5선발로 낙점 받았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많다. 게다가 외야 한 자리는 아직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했다. 김사율의 공백은 FA 보상선수 정재훈으로 메운다지만, 박기혁과 신본기가 떠나며 뎁스가 얇아졌다.

롯데가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IF'가 현실이 돼야 한다. 먼저 조정훈이 부활하고 5선발 자리에 신예선수가 들어오며, 외국인선수 3명 모두 제 몫을 해줘야 한다. 하준호, 김민하 등 외야 유망주도 자리를 잡은 가운데 기존 주전선수도 부상을 다하면 안 된다. 전력의 물음표가 모두 채워진다면 포스트시즌 진출권은 충분히 된다. 시범경기를 통해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많은 이들은 2015년 롯데가 리빌딩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리빌딩도 성적이 나와야 원활하게 된다. 하위권을 전전하면 선수 성장도 더디고, 그렇다고 해서 드래프트 상위순번에서 즉시 전력감을 얻기도 힘든 게 한국 프로야구 현실이다. 때문에 올해 롯데는 성적과 유망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고무적인 부분이라면 팀 분위기다. 작년 롯데는 숨어서 듣는 귀가 많아 선수들이 마음놓고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라커룸 분위기에서부터 야구는 시작되는데, 확실히 작년보다 올해 분위기가 좋을 것이다. 라커룸 분위기가 좋으면 더그아웃도 활기를 찾고, 그라운드에 선 선수들도 힘을 얻는다. 그렇게 하다보면 전력 이상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게 야구다.

▲ 투수력

일단 린드블럼과 레일리, 송승준으로 이어질 선발진은 나쁘지 않다. 특히 외국인투수 2명은 시범경기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이야기다. 그렇지만 144경기 체제 하에서 확실한 선발투수가 3명 뿐이라는 건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물론 조정훈이 부활해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적어도 리그에서 선발은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불펜은 양과 질 모두 합격점이다. 정대현과 강영식이 지난 겨울 팔꿈치 뼛조각을 제거하며 통증으로부터 작별을 선언했고 안식년을 가졌던 김성배와 이명우 역시 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강속구 투수 최대성도 깔끔한 컨디션으로 시즌을 준비 중이며 새롭게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재훈은 롯데 마운드에 깊이를 더해줄 선수다.

과제는 5월 복귀 예정인 정대현과 강영식의 공백 채우기다. 특히 롯데는 좌완 불펜 자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명우 혼자 맡기에는 짐이 무겁다. 시범경기를 통해 신예 심규범이 성장을 했다.

▲ 공격력

롯데 주전 9명의 공격력은 리그 중위권은 충분히 된다. 손아섭과 강민호, 최준석, 황재균, 정훈, 박종윤 등 주전들은 언제든 타율 3할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비록 전준우가 나갔지만 비슷한 유형의 5툴 플레이어 아두치가 그 자리를 메운다.

키워드는 강민호의 부활 여부다. 벌써 2년 째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강민호는 올해도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강민호의 타격폼을 세세하게 조정해주며 함께 문제점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최준석이 중심타선에서 장타를 터트려 준다면 롯데 공격도 결코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아두치는 반전 매력을 뽐내고 있다. 발빠른 컨택형 외야수를 기대하고 영입했는데, 시범경기 홈런 4개로 단독 1위를 차지했다. 이 기세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톱타자로 나설 아두치가 장타를 터트린다면 롯데 타선은 더욱 무서워진다.

▲ 수비력

중견수 전준우, 유격수 박기혁-신본기 등 센터라인 공백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다. 이종운 감독은 좌익수 자리에 김대우와 김민하, 하준호를 경쟁시켰다. 현재로서는 개막전 선발로 김민하와 김대우 둘 중에 한 명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혹은 중견수와 좌익수 수비가 모두 가능한 아두치가 좌익수로 나가고, 발빠르고 수비가 좋은 이우민을 중견수로 쓸 수도 있다.

주전 유격수는 문규현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백업 유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오승택이다. 1루수 박종윤은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하고 2루수 정훈과 유격수 문규현의 키스톤 콤비 호흡은 훌륭하다. 3루수 황재균은 간혹 악송구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수비감각과 본능은 최고 수준이다.

▲ 예상 주전

라인업:아두치(중견수)-황재균(3루수)-손아섭(우익수)-최준석(지명)-박종윤(1루수)-강민호(포수)-정훈(2루수)-김민하(좌익수)-문규현(유격수)

선발 : 린드블럼-레일리-송승준-홍성민-이상화불펜 : 정대현-정재훈-김성배-강영식-이명우-최대성마무리 : 김승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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