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마이아, 마스터와 수면제 사이

서정필 2015. 3. 2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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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 '브라질에 열정 말고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미안 마이아'.

데미안 마이아(37, 브라질)가 1,2라운드를 모두 초반 테이크다운 성공 뒤 그라운드 컨트롤로 가져간 뒤 맞이한 3라운드 초반, 국내 중계 캐스터는 이런 멘트를 날렸다.

자국 선수가 메인이벤트에 나섰고 두 라운드를 이미 가져가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임에도 브라질 관중들은 경기에만 집중했다. 옥타곤 위에는 라운드마다 같은 패턴으로 무패 파이터 라이언 라플레어(31, 미국)를 눌러놓는 마이아가 여전히 탑 포지션을 장악하고 있었다.

5라운드 종료 부저가 울린 뒤 라플레어의 손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주심 존 매카시가 종료 직전 다시 한 번 상대에게 그라운드로 들어올 테면 들어오라는 듯 그냥 누워버린 마이아에게 원 포인트 감점을 주었지만 대세에는 아무 영향이 없었다.

전혀 긴장감 없는 판정결과를 기다리며 해설위원은 '치고 받지는 않는데 기술적 완성도 때문에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잠시 후 경기 결과를 알리는 기사에는 '보다가 채널을 돌렸다', '이렇게 재미없고 졸린 경기는 처음', '라플레어의 심정을 알고자 자세를 따라하다가 잠들었다'는 등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Masterful(거장:巨匠) Maia'

1년 반 만에 다시 홈 대회 메인이벤트에 나선 마이아가 라플레어에게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22일 아침(현지시각), UFC 공식홈페이지 대문을 장식한 문구다.

'Masterful'보다 이번 대결에서의 마이아를 설명하는데 적당한 단어를 찾기는 힘들다. 승자 앞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는 '강력한', '빠른', '호전적인'등이 있는데 마이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한 분야에서 완성에 경지에 이르렀다는 의미의 이 단어가 마이어와 가장 잘 어울린다. 웰터급은 물론 UFC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의 주짓수 실력을 갖춘 마이아. 그의 테이크 다운 후 그라운드 컨트롤이 시작되면 웬만한 상대는 종료 부저 소리가 들리기 전에는 일어설 수 없다.

가장 재미없는 파이터

하지만 역시 실력과 인기는 비례하지 않는다. 이번 라플레어와의 대결까지 26전 20승6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다가 얼굴도 잘생긴 마이아지만 그의 경기 스타일 때문에 메인이벤트에 출격해도 다른 대회 메인이벤터들에 비해 관심을 끌지 못한다.

짧게는 15분 길게는 25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승리를 따내지만 박수소리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이기고 야유 받는 vs. 지고도 박수 받는

(특히 국내)팬들이 마크 헌트(40, 뉴질랜드)의 경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승률이 높아서는 아니다. 헌트의 통산전적은 20전 10승9패 1NC다.

힌트는 그에게 자주 붙은 수식어 '상남자'에서 찾을 수 있다. 헌트에게 판정결과 발표는 종료시간까지 피니시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실패해서 맞이하게 되는 일이다. 몇 라운드건 상관없이 계속해서 상대에게 한 번 걸리면 끝장인 라이트를 날린다.

그러다보니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가 없다. 판정까지 가더라도 마지막 라운드 종료부저가 울릴 때까지 승부 향방 예측이 힘들다. 격투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 바로 예측 불가능성이다.

이에 반해 마이아는 경기 양상 예측이 잘되는 파이터 중 하나다. 20번의 승리 중 KO/TKO로 거둔 경우는 세 번, 이 중 14년 전 데뷔전 펀치 KO승 이외의 두 번은 상대의 부상으로 인한 TKO승이다.

최근 마지막 서브미션 승도 벌써 3년 전의 일(2012년 6월 UFC 153 릭 스토리전 암 트라이앵글 초크 서브미션 승)이고 이후 5경기는 모두 판정으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지난해 맞붙은 로리 맥도날드처럼 마이아의 방어와 테이크다운을 극복할 능력이 없는 상대는 지난 주말 라플레어처럼 내내 바닥청소만 했다. 예외가 한 번 있었는데 바로 마이아와 비슷한 그라운드 능력을 보유한 제이크 쉴즈였다.

'UFN 29' 메인이벤트로 열린 그 대결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라운드 지략 대결의 최고수준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팬들에겐 지루하다는 이유로 그리 많은 박수를 받지 못했다. 김동현의 스턴건으로 돌아오던 바로 그 경기(에릭 실바戰) 바로 직후에 열렸지만 기억하는 국내 팬이 많지 않은 이유다.

마스터와 수면제 사이

마스터와 수면제, 언뜻 보면 쉽게 이어지지 않는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파이터 데미안 마이아. 체급 최고의 그래플러로 치열하기로 소문난 UFC 웰터급 TOP 10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력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플레이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어 보인다. 라플레이戰 말미에는 스탠딩에서 마지막 반전을 노리는 라플레어 입장에서는 화가 나게, 또 지켜보던 팬들 입장에서는 채널을 돌리고 싶게 만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예 그냥 누워 버린 것이다.

홈에서 열린 메인이벤트에서 완승을 거두었지만 이슈의 주인공이 되기 보다는 논란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마이아, 전문가들에게는 테크닉을 감상하는 기쁨을 선사하지만 팬들에게는 결말이 예정된 작가주의 영화를 보는 듯한 지루함을 선사하는 수면제 마스터 마이아의 다음 경기는 어떤 모습일까?

확실한 건 생애 첫 메인이벤트 승리에도 불구하고 그의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팬들은 더 줄어들었다는 것이다.기사작성 : 서정필사진출처 : UFC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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