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반에 25명..교실 분위기 달라졌다
[EBS 정오뉴스]
[EBS 뉴스G]
콩나물시루 같은 비좁은 교실에선 아무래도 수업이나
생활지도가 어렵겠죠. 중학교 2학년의 학급 정원을 5명 정도
줄여봤습니다. 중2병으로 유명한 학생들에게 효과가
있었을까요? 이상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32명이 들어갈 수 있는 중학교의 과학실.
책상 두 개가 비었습니다.
학급당 정원을 25명으로 줄인 결과입니다.
다른 수업도 마찬가지.
교실 뒷자리가 텅 비었습니다.
교실은 넓어졌고,
학생들과 선생님의 사이는 가까워졌습니다.
인터뷰: 강혜련 2학년 / 서울 가산중
"일단 교실이 넓어 보이니까 훨씬 친구들이랑 돌아다니기도
편하고 그렇죠. 선생님이 저를 많이 봐주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교사들도 한결 여유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인터뷰: 유규용 교사 / 서울 가산중
"사각지대가 없어서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눈을 천천히
맞추면서 수업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집중력도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쓰지 않고 방치했던 교실을 활용해
학급을 하나 늘렸을 뿐인데,
교실엔 큰 변화가 생긴 겁니다.
서울의 한 혁신교육지구에서
중학교 2학년 교실의 학생 수를 25명으로 줄였더니,
교사들의 84%는 '효과가 크다'고 응답했습니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77%,
생활지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82%였습니다.
인터뷰: 김소영 교무부장 / 서울 가산중
"학생 수가 적으니까 상담 주기가 빨리 돌아와서 학생들하고
더 많은 횟수를 상담할 수 있게 되고, 시간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어서 학생들 생활지도에 아주 좋습니다."
내년 전국의 중2 학생 수는 46만여 명입니다.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아래로 낮추려면
학교 세 곳당 한 학급씩만 더 만들면 됩니다.
학생 수가 계속 줄고 있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엔
지금이 적기라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만큼,
정부가 교육예산도 줄이려고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성열관 교수 / 경희대 교육대학원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고는 있지만, 학생 수에 맞춰서
예산이 덩달아 줄어들게 되면 학급당 학생 수는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에 대한
교육적 지원과 예산의 확보는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학급 당 학생 수를
OECD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공언했지만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아직도 OECD평균보다 10명이나 많습니다.
또 조사에 참여한 44개 나라 가운데
여전히 꼴찌에 머물고 있습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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