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가 10분간 시소만 탔던 사연

김성환 입력 2015. 3. 17. 16:34 수정 2015. 3. 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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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여의도]③

Q pol.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로봇 연기'동영상이 화제입니다. 새누리당의 소통 앱 명칭 공모를 위한 홍보 동영상에 직접 출연, 그룹 젝스키스 전 멤버 장수원 씨의 '로봇 연기'를 패러디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흔치 않은 정치인의 동영상 촬영 배경이 궁금합니다.

A pol. 김무성 대표의 '로봇 연기' 동영상은 지난 6일 여의도 인근 한강 둔치에서 촬영했습니다. 약 1시간가량 촬영했는데 마지막 시소 타는 장면만 10여분 정도 걸렸다고 하네요. 만만치 않은 체격을 자랑하는 김 대표가 역시 한 덩치하는 김소통역을 맡은 연기자와 시소타는 것에 재미를 붙여 상대적으로 촬영시간이 길어졌다는 후문입니다.

둔치를 지나가던 시민들은 여당 대표가 평일 대낮에 한강에서 시소를 타고 있어 의아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고 하네요.

연기력과 달리, 김 대표는 당 뉴미디어국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명칭 공모를 위한 동영상 출연 제안에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고 합니다. 65세의 적지 않은 나이와 당 대표로의 체면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자칫 희화화될 수 있는 동영상 촬영에 선뜻 임한 이유는 뭘까요.

김 대표의 지난 행적과 그의 가정사를 보면 동영상 출연이 힘든 결정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김 대표가 연기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3년 전인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지 못한 김 대표는 당에 부담을 주기 싫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두 편의 당 홍보 동영상에 출연해 주위를 살짝 놀라게 했습니다. 당시 김 대표의 동영상이 최근 이슈가 된 '로봇 연기' 원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김 대표 집안에 '연기자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 대표의 아들인 고윤 씨가 영화 국제시장에 출연했던 연기자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아버지의 연기를 본 아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김 대표측 관계자에 따르면, 고윤씨는 최근 일일 드라마 촬영 때문에 집에도 못 들어올 정도로 바쁘답니다. 아쉽지만 아버지가 출연한 동영상을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는 전언입니다. 김 대표는 일단 동영상이 화제가 된 데 대해 쑥스러워 하면서도 "재미있게 봐 주시고 관심 보여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리스2에 출연했을 당시 고윤. 한국일보 자료사진

얼마 전 망가지는 모습을 담은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영상도(▶기사보기 )(http://www.hankookilbo.com/v/6666fde9a7f54c82ad0bf6dbdbf78b35)%EC%9D%B4)화제였습니다. 동영상은 이제 정치의 소통 도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동영상 파워를 먼저 맛 본 김 대표의 연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경쟁 상대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여야 대표의 동영상 장외대결을 볼 날도 멀지 않은듯 합니다. 사실 코믹 연기든, 로봇 연기든, 발 연기든, 연기력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어설프더라도 소통하려는 자세에 감동한다는 사실을 깊이 새겼으면 합니다. 불통은 최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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