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흥민아 내 기록을 꼭 깨라"..'차붐'의 응원메시지

최희진 기자 2015. 3. 15. 13: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손흥민을 향한 차범근의 애정어린 응원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손흥민 선수가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며 차범근 전 K리그 수원 감독이 가진 한국인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골 기록(19골)에 3골 차로 다가섰습니다. 레버쿠젠 소속이었던 1985-86시즌에 리그에서 17골, 컵대회에서 2골로 모두 19골을 넣었던 차범근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29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성장한 23살의 손흥민이 차범근의 기록을 넘보고 있습니다. 손흥민에게 올 시즌 남은 리그 경기는 9경기, 여기에 오는 18일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더하면 최소 10경기가 더 남아있습니다. 올 시즌 경기당 0.5골이라는 추세라면 손흥민이 '차붐'의 기록을 넘어서 20골 돌파도 가능할 전망입니다.

차범근 전 감독은 자신의 기록 돌파를 눈앞에 둔 손흥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지난 10일 차 전 감독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차 전 감독은 손흥민의 경기를 TV 생중계로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다며 그의 활약상에 흐뭇해 했습니다. 손흥민이 자신과 똑같은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내 자식이 그러는 것처럼 보람이 있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기록을 깨기를 바라느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럼요. 당연히 그 기록을 깨야 되고 뛰어넘어서 훨씬 더 많은 업적을 남겼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후배에 대한 애정 어린 응원과 조언이 담긴 차 전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Q) 손흥민의 활약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드나?

"상당히 보람도 있고 과거 내가 독일에서 고생했던 것이 굉장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손흥민에게 고맙기도 하고. 나는 분데스리가에서 사실 굉장히 어려운 시대를 보냈는데 그것은 '제2의 차범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고 돌아와서 '차범근 축구교실'을 만들고 '차범근 축구상'을 만들고 했던 것도 다 '제2의 차범근'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는데 손흥민 선수가 너무 잘 해주니까 정말 내 자식이 그러는 것처럼 정말 보람이 있고 기분이 좋습니다."

Q) 손흥민이 차범근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제가 1986년에 19골을 넣었는데 손흥민 선수는 지금 하는 걸 보니까 훨씬 더 많은 골을 넣을 거로 생각이 되네요. 손흥민 선수가 제 기록을 깨고 그걸 뛰어넘어서 훨씬 더 많은 업적을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Q) 손흥민의 기량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느끼나?

"손흥민이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던 2010년과는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고 지금도 벌써 작년과 다르고 올해 또 다르죠. 브라질 월드컵에 갔다 온 뒤로는 이전보다 훨씬 시야도 넓어졌고 직접 자신이 공을 갖고 들어가서 골도 넣지만. 또 동료들에게 골을 만들어주는 역할도 잘합니다.

그만큼 경험이 쌓였다는 생각이 들고 골문 앞에 가면 골 결정력이 노련하게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요. 손흥민 선수가 얼마만큼 더 성장할지 지금 같은 추세라면 굉장히 많은 기대가 됩니다."

Q) 손흥민이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

"헤딩골이 많이 안 나오고 있는데 헤딩까지 눈이 뜨고 감각이 생기게 되면 더욱더 위협적인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실제로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고 골을 잘 넣어 '양발의 달인'으로 불리는 손흥민이지만 올 시즌 헤딩으로는 아직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16골 가운데 오른발로 10골, 왼발로 6골을 넣었습니다.

Q) 손흥민이 앞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려면 어떤 점이 중요?

"아무래도 분데스리가에서는 팀 내 경쟁자가 만만치 않으니까 주전 경쟁이 치열하고 감독도 바뀌고 부상의 위험도 있고 그러다 보면 경기에 불규칙적으로 나가게 될 수 있고 컨디션의 저하로 여러 가지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만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실 해외리그에서 경기를 계속 꾸준하게 오래 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만큼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잘하고 주변과의 관계도 잘 가지면서 지금의 좋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 발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손흥민 같은 어린 선수는 가다가 몇 번의 고비가 꼭 있는데 그 고비를 잘 넘겼으면 좋겠습니다."

→ 차범근 전 감독은 자신의 분데스리가 시절 경험을 되돌아보며 '부상'을 가장 큰 변수로 꼽았습니다. 부상은 어쩔 수 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 가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Q) 손흥민에게 바라는 점?

"내가 과거 분데스리가에 터를 잡으면서 훗날 이곳에 '제2의 차범근'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오늘날 손흥민의 활약을 보면 너무 뿌듯합니다. 손흥민 선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우리나라의 축구 유망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선사하고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늘날 한국 선수들의 분데스리가 진출 열풍은 과거 차범근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차붐'이 분데스리가에 남긴 발자취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차범근이 한국 선수, 나아가 아시아 선수들의 분데스리가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인데, 손흥민도 차범근의 대를 이어 큰 발자취를 남기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 차범근 "흥민아, 내 기록을 깨라!" 애정 응원

▶ 손흥민 몰아친 2골…'차범근 대기록' 향해 질주

최희진 기자 chnovel@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