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요기' 로렌스 피터 베라 가라사대..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5. 3. 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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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문법을 제멋대로 '무시'하는 독특한 어법을 구사한 요기 베라. /AFPBBNews=뉴스1

로렌스 피터 베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캐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46년부터 1965년까지 선수 커리어의 대부분을 뉴욕 양키스에서 보내며 15번이나 올스타로 뽑혔고 아메리칸리그 MVP로도 3차례나 선정됐다.

또 그는 양키스의 전성기를 누비며 무려 14차례나 월드시리즈에 출전해 이중 10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는데 이는 아직도 최고기록으로 남아있다. 미키 맨틀, 조 디마지오 등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는 전설적인 스타들이 즐비했던 당시 양키스 팀에서 그는 1945년부터 1955년까지 7년 연속으로 팀내 타점왕에 올랐고 1956년 월드시리즈에서는 브룩클린 다저스를 상대로 투수 돈 라슨과 함께 아직도 유일무이한 월드시리즈 퍼펙트게임을 합작하기도 했다.

그는 또 선수로 은퇴한 뒤 감독으로도 양키스와 뉴욕 메츠를 월드시리즈로 이끄는 등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총 21번이나 월드시리즈에 나가 그중 13번을 우승했고 지난 1972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아직도 이렇게 뛰어난 선수인 로렌스 피터 베라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면 그의 닉네임을 들어보면 바로 무릎을 칠 것이다. 그의 닉네임은 바로 '요기(Yogi)' 베라다. 어렸을 땐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만화영화 주인공 곰(요기 베어) 인줄로 알았었는데 사실 알고 보니 요기 베라도 만화 '요기 베어' 제작사를 상대로 비슷한 이름을 무단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학교를 8학년까지밖에 다니지 않은 베라는 특히 문법을 확실하게 제멋대로 '무시'하는 독특한 어법으로 명성(?)을 떨쳤다. 하도 유명해지면서 '요기이즘(Yogiism)'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기자들 앞에서 그가 남긴 수많은 '명언'들 가운데 몇 개는 아직도 흔히 회자되고 있는데 특히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 it's over)는 스포츠계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단골 명언으로 그의 발언 중 최고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사실 요기 베라의 말 가운데는 상당수가 문법적으로 틀릴 뿐 아니라 같은 한 마디 속에서도 앞뒤를 서로 부정하는 것들이 많다. 엄밀히 따지면 사실 '말도 안 되는 말'들이지만 배꼽을 잡게 만들만큼 너무도 재미있다. 날카로운 위트와 재치, 그리고 숨어있는 지혜가 돋보이는 '촌철살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베라의 어록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골라 살펴본다.

- "Baseball is ninety percent mental. The other half is physical."

- "야구는 90%가 멘탈이고 나머지 절반이 피지컬이다." <10%가 아니고?>

- "He hits from both sides of the plate. He's amphibious."

- "그는 플레이트 양쪽에서 친다(스위치히터). '수륙양용'(?)이다."

- "Think! How the hell are you gonna think and hit at the same time?"

- "생각해봐! 무슨 수로 생각과 타격을 동시에 할 수 있겠냐?" <그런데 왜 생각하래?>

- "I always thought that record would stand until it was broken."

- "난 항상 기록이란 깨질 때까지 존재하는 줄 알았다" <그럼 아니라고?>

- "I'm not going to buy my kids an encyclopedia. Let them walk to school like I did."

- "내 아이들에겐 백과사전 안 사준다. 나처럼 학교에 걸어 다니라고 해" <학교 걸어가는 것과 백과사전이 무슨 상관?>

- "In baseball, you don't know nothing."

- "야구에선 아무 것도 모른다."

- "I never blame myself when I'm not hitting. I just blame the bat and if it keeps up, I change bats. After all, if I know it isn't my fault that I'm not hitting, how can I get mad at myself?"

- "난 내 타격이 부진할 때 한 번도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배트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서 부진이 계속되면 배트를 바꾼다. 생각해봐라, 내가 못 치는 것이 내 책임이 아니라는 걸 알면 어떻게 내 자신에게 화를 낼 수 있겠나"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 "This is like deja vu all over again."

- "이건 데자부가 다시 온 것 같다" <데자부란 말이 '다시 본 느낌'이라는 뜻>

- "You can observe a lot just by watching."

- "보기만 하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 말이 그 말?>

- "I'd find the fellow who lost it, and, if he was poor, I'd return it." (100만달러를 줍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 "돈을 잃어버린 사람을 찾은 뒤 만약 그가 가난하다면 돌려주겠다" <100만달러를 잃어버린 사람이 가난하면?>

- "You've got to be very careful if you don't know where you're going, because you might not get there."

-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어쩌면 못 갈수도 있으니. <두 번째 말은 하나마나>

- "I knew I was going to take the wrong train, so I left early."

- "내가 기차를 잘못 탈 줄 알았어. 그래서 일찍 출발했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 "If you can't imitate him, don't copy him."

- "따라하지 못하겠으면 베끼지 마라" <무슨 차이?>

- "You better cut the pizza in four pieces because I'm not hungry enough to eat six."

- 피자는 4조각으로 잘라줘.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아 6조각을 못 먹겠어. <그래봐야 똑같은 피자 한판>

- "Slump? I ain't in no slump. I just ain't hitting."

- "슬럼프냐고, 난 슬럼프 아니야, 그냥 치지 못할 뿐이지" <그게 그거지>

- "90% of the putts that are short don't go in."

- 짧게 친 퍼트의 90%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럼 나머지 10%는 들어가나?>

- "I made a wrong mistake."

- "내가 잘못된 실수를 했다" <잘못하지 않은 실수도 있나>

- "He can run anytime he wants. I'm giving him the red light." <도루왕 리키 핸더슨 영입 후>

- "그는 언제라도 뛰고 싶으면 뛸 수 있다. 빨간불을 줄 테니까" <파란불이 아니고?>

- "I didn't really say everything I said."

- "난 내가 말한 전부를 말한 적이 없다" <의미는 알겠는데 아리송>

- "When you come to a fork in the road, take it."

- "길 가다 갈림길(포크)을 보면 집어 들어라" <fork는 갈림길이란 뜻과 포크라는 두 의미가 있음>

- "You can't compare me to my father. Our similarities are different." - Dale Berra

- "날 아버지와 비교할 수 없다. 우리의 유사함은 다르다" <요기 베라의 아들 데일 베라의 말- 확실한 '부전자전' 케이스>

갑자기 요기 베라의 어록을 들쳐본 것은 지난 12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시범경기 때문이었다. 이날 홈팀 필리스는 3-2로 앞선 9회초 파이리츠의 마지막 공격을 실점없이 막았다. 하지만 당연히 끝났어야 할 경기는 9회말에도 계속 됐다. 양팀이 승부와 관계없이 9회말 경기도 치르기로 합의하고 필드에 나선 것이다. 물론 이 9회말은 공식 기록엔 존재하지 않은 이닝이었다.

굳이 승부와 무관한 9회말을 플레이한 것은 원정팀인 피츠버그가 이날 선발투수 2명과 불펜투수 3명을 데려왔는데 선발투수들인 찰리 모튼과 제프 락이 3이닝씩 던진 뒤 불펜투수 2명은 경기에 나섰으나 마지막 한 명이 던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손님' 사정을 이해한 필라델피아가 9회말 피츠버그의 마지막 투수 브래드 링컨을 상대로 타격을 했고 도미니크 브라운은 홈런을 쳤다. 물론 존재하지 않는 홈런이었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는 요기 베라의 말은 이날 같은 경우를 두고 한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문자적으론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과연 베라가 이날 경기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무슨 말이 나올지 궁금하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changyh218@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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