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지에 피운 귀농귀촌의 결실 '서초농원' 제주감귤

2015. 3. 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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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도움을 받아 전국에서 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을 발굴해 연재한다. 특산물 하나 하나에 얽혀있는 역사적 기록과 사연들, 그리고 그걸 생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라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오름에 닥나무(楮)가 많아 한자음을 빌어 '저지(楮旨)'라는 이름이 붙은 마을이다. 4백여 가구의 주민 1천여 명이 오순도순 모여 산다. 이 동네는 제주도에서도 문명의 혜택을 가장 늦게 본 '벽촌', '깡촌'이었다. 1976년이 돼서야 전기가 들어왔다. 도로가 포장된 건 1980년대 후반이었다. 상수도 시설도 늦게 들어왔는데 용천수가 나지 않아 물이 귀했다. 땅에 묻힌 넓고 큰 바위를 주민들이 직접 깨서 큰 물통으로 만들어 빗물을 받아썼을 정도다.

그러던 마을이 요즘은 탐방객들의 발길로 북적대고 있다. 제주 올레길 13코스의 종점이자 14코스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마을의 상징인 저지 오름(293m)과 저지 곶자왈 여행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삶도 꽤 많이 변했다. 대다수 농민들이 밭농사만 짓던 데서 벗어나 감귤, 키위, 딸기 등 소득 작물을 키우면서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이곳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서초농원'의 손유경 대표(57세)는 2005년 제주로 귀농한 서울 사람이다. 고려대 임상병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10여 년간 임상병리사로 근무했었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가 병상에 눕게 되자 직장까지 그만두고 간호를 했다. 정성으로 보살핀 시아버지가 결국 세상을 등지게 되자 며느리 손 씨는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갱년기까지 겹치면서 손 씨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드니깐 몸도 만신창이가 됐어요. 한 달만 쉬자는 생각으로 가족들 놔두고 혼자 내려왔었죠. 한데 제주도의 맑은 공기와 자연 경관이 저를 치유하기 시작했어요. 건강이 좋아지니까 서울 가서 살 생각이 아마득했어요. 아예 눌러 살기로 결심했죠. 가까운 후배의 농장에서 함께 감귤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활력이 생기면서 살이 8kg이나 빠지고 건강도 회복됐죠. 그 재미에 감귤농사를 점점 늘려 갔고 돈도 모아 이곳과 서귀포 몇 곳에 제 농장을 마련하게 된 겁니다."

대한민국 최고급 S호텔에 단독 납품되는 감귤

손 대표는 초보 농부인 만큼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다. 틈만 나면 농업 관련 서적을 뒤지고 농업 기술 강연회를 쫓아다녔다. "제주 토박이 분들과 친해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육지에서 건너와 사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견디기 어려웠는데, 오기가 생기면서 최고의 감귤을 보란 듯이 재배해 팔겠다는 욕심이 나더라고요."

서초농원은 10년 만에 연 매출 10억 원의 농장으로 성장했다. 남편과 3남매를 서울에 놔두고 요양차 내려왔다가 정착했고 결국은 농장주가 됐다는 동화 같은 얘기다. 남편과 출가하지 않은 자녀들은 돌아가며 주말마다 내려온다. 서초농원 감귤은 각종 품평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제주 및 서울, 경기 동탄의 S호텔에 단독 납품되고 있다. 맛과 품질에 있어 최고의 검증을 받은 결과다. W쇼핑 및 D항공, D제약 등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명품으로 인정받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서초농원에서 생산되는 감귤 종류는 4가지다. 밀감,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이다. "제주에서 저희 농장의 감귤 맛이 가장 좋다고 자신할 수 있어요. 제주 지역 분들이 꾸준히 저희 매장을 방문하여 감귤을 사가시며 맛에 대해 평가도 해주시고 응원해주시거든요. 특히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은 모양도 좋고 당도가 높아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아요." 손 대표는 "잃었던 건강을 되찾게 해준 제주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제주 감귤이 세계 최고의 특산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위 상품에 대한 구매 정보는 농부마음드림 : 농마드 사이트 (www.nongmard.com)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박성용 s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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