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X파일] 김기종과 리퍼트, 판을 바꾼 두 인물

2015. 3. 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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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지난 5일 이후 한국을, 아니 전 세계를 뒤흔든 두 인물이 있습니다.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 그리고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입니다. 주한 미 대사가 백주에 서울 시내에서 테러를 당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두사람은 완전히 다른 파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김기종씨는 스스로에겐 당당했을지 모릅니다. 발목이 골절될 만큼 사지가 붙들린 채 검거된 순간에서도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를 외치던 그입니다. 적어도 본인에겐 확고한 신념이 느껴집니다. 잘못된 신념이죠. 전쟁 반대를 위치며 테러를 자행한 모순은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중범죄입니다.

그의 칼은 미 대사를 향했지만, 그 칼에 찔린 사람은 비단 리퍼트 대사만이 아닙니다. 김영란법, 인사청문회 등 시급한 현안은 순식간에 가라앉았습니다. 시민단체 대표인 그의 신분 탓에 시민단체도 순수성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소위 '진보진영'이 마주하게 될 시련은 더 크겠죠. 이제 그 의도와 상관없이 "전쟁 반대",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라는 주장은 곧 테러와 동일시될지 모릅니다. 김기종으로 비롯된 이념논쟁은 이미 국회를 달구고 있습니다. 종북주의가 오르내리고 국가보안법이 다시 거론됩니다.

그의 칼날은 이렇게 우리 사회 곳곳에 상처를 냈고, 논란을 만들고 있습니다. 극단적 극우주의자의 단발사건으로 규정하기엔 너무 사안이 중한 까닭일까요? 그의 극악무도한 범죄는 반드시 단죄하고 경호 강화 등 재발 방지에 힘써야겠지만, 자칫 각종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더해지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차라리 그가 진정 북한의 지령을 받았거나, 엄청난 배후세력의 결과물이라면 오히려 다행이겠죠. 하지만, 그저 삐뚤어진 신념에 사로잡힌 '외로운 늑대'의 소행이라면, 불필요한 이념 논란에 한국 사회가 사로잡히는 사이 정작 중요한 사안들을 실기(失期)할 수 있습니다. 엄중하면서도 냉정하게 이 사건을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와 정반대의 파장을 일으키는 인물이 있습니다. 리퍼트 미 대사입니다. 테러에도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습니다. "한국 국민의 지지에 깊이 감동받았다"는 말에 오히려 한국인이 감동했습니다. 이미 여러차례 한국 사랑을 밝힌 그입니다.

리퍼트 대사의 SNS에는 "죄송하다. 빠른 회복, 빠른 쾌차하시길", "리퍼트 형님의 쾌유를 빕니다", "세준 아빠! 힘 내세요" 등 지지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미관계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했습니다. 한미동맹은 굳건하다는 각종 정치적 수사는 끊이지 않았지만, 미국을 향한 눈초리는 여전히 명쾌하지 못했죠. 가장 큰 공은 리퍼트 대사에게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일련의 과정 속에 그가 보여준 의연한 대처는 각종 정치적 수사보다 훨씬 더 큰 감동과 믿음을 전해줬습니다.

미국의 진심은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의 발언은 여전히 명쾌한 해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리퍼트 대사는 온몸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습니다. 그의 의연함에 우리 모두 그저 고개를 숙일 뿐입니다. 한국인으로서 고맙고 감사하고 또 미안한 일입니다.

리퍼트 대사의 이 같은 희생이 빛바랠 일이 없어야 겠습니다. 이제 곧 한미 양국은 다시 시험대에 오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방미 때 미 의회 연설을 준비 중입니다. 과거사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처하는 미국의 일거수일투족에 한국의, 동북아의,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립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은 다시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리퍼트 대사가 만든 긍정의 기운이 한순간에 그치질 않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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