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유로존 위기 종료' 주장은 시의적절"
FT "1월 양적완화 발표로 금융시장 분위기 급반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로존 위기 종료'를 주장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자평에 대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발언 시기로 "흠잡을 데 없다"고 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는 독일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양적완화(QE)를 밀어붙인 지 6주일 만인 지난 5일 정례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위기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유로존 경제가 양적완화에 힘입어 반환점을 돌았고 의미 있는 회복 과정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리스와 우크라이나에서 나오는 지정학적 위험들에도 ECB 경제분석가들은 유로존이 최근 몇 년간의 경제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CB는 월 600억 유로를 공급하는 양적완화를 다음 주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5%, 2016년 1.9%, 2017년 2.1%로 각각 제시했다.
올해 전망치가 종전 1%에서 대폭 높아진 것으로 ECB가 이전보다 유로존 경제를 훨씬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ECB의 국채 매입이 다음 주 시작되지만, 전면적 양적완화를 실시하겠다는 지난 1월22일 ECB 발표는 금융시장 분위기를 급반전시키는 기폭제로서 충분했다고 FT는 평가했다.
드라기는 기자회견에서 "기업과 가계의 대출 조건들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ADM 인베스터 서비스 인터내셔널'의 마크 오스트왈드는 "드라기의 호언장담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이라며 "그는 실제 양적완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장기금리와 기업대출금리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것을 자랑한 것"이라고 말했다.
ING-DiBa의 이코노미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도 "오랜 기간에 나온 것 중 가장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평가"라며 "유로존 경기에 대해 회복이 확산하고 강화되고 있다는 단어가 동시에 사용된 건 꽤 오랜만이다"고 말했다.
ECB는 올해 인플레이션을 관리 목표치인 2%에 훨씬 못 미치는 0%로 낮춰잡았지만 2017년에는 2%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드라기 총재는 경제회복이 강해지면서 연료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기는 그리스 국채 매입 여부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에 대해 시리자가 이끄는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가능성이 커진 시점이 돼야 매입을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전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하며 드라기의 기자회견을 호재로 받아들였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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