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한마디 '알뜰폰'

우고운 기자 2015. 3. 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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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광화문우체국 내부 '고객봉사실'. 20대 김모씨가 휴대폰을 들고 알뜰폰 가입을 상담 중이었다. 알뜰폰(MVNO)은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빌려 독자적인 요금체계와 브랜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알뜰폰 서비스는 통신3사와 같은 통신망을 쓰기 때문에 품질은 같지만 요금은 최대 50% 저렴하다. 우체국과 편의점, 대형마트, KT직영대리점 등에서 가입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우체국이나 KT 직영대리점을 찾아 '알뜰폰을 쓰겠다'고 하면 통신요금이 확 줄어든다.

아이폰5를 쓰는 20대 김모씨는 원래 KT의 월 6만2000원짜리 요금제를 쓰고 있다. 2년 약정으로 매달 빠져나가는 단말기 할부금 약 2만원을 더하면 한달 통신비가 8만원대에 달했다. 2년 약정이 끝나자 김씨는 우체국에서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비전 서비스 '조건 없는 유심 LTE 31' 요금제로 갈아타기로 했다.

◇요금 반값 알뜰폰 사용자 급증, KT 이달부터 직영대리점서 알뜰폰 가입 받아

월 통신비는 기존의 절반인 3만1000원이지만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를 전과 마찬가지로 쓸 수 있다. 쓰던 스마트폰을 그대로 쓸 생각이어서 따로 단말기 할부금을 낼 필요도 없었다. 9900원짜리 CJ헬로비전 사용자 식별 칩(USIM)을 9900원 내고 사 끼우면 그만이었다.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2011년 도입한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가 최근 급증세다. 도입 첫해 40만명에 불과하던 가입자수는 작년 말 기준 474만명으로 약 12배 늘었다. 현재 알뜰폰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8.3%에 달한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CJ헬로비전(헬로모바일)과 SK텔링크(SK 알뜰폰 세븐모바일)의 양강 구도다. 작년 말 기준 가입자수는 헬로모바일이 83만명(점유율 17.5%), 세븐모바일이 77만명(16.2%). 이어 유니컴즈(43만명·9%)와 아이즈비전(36만명·7.6%), 스페이스네트(35만명, 7.4%) 등이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가입자가 급증하자 KT와 LG유플러스도 작년에 각각 알뜰폰 서비스 자회사 KTIS(M모바일)와 미디어로그(유모비)를 만들고 시장에 뛰어 들었다. 또 KT는 이달부터 전국 250여개 직영 대리점에서 자회사인 KTIS 알뜰폰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알뜰폰 업체들은 다양한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가입비가 없고 약정이 없는 요금제가 많다. 여기다 기본료가 반값이거나 아예 없는 요금제가 대부분이다. 통상 월 1만원대의 기본료를 아끼면 1년에 최소 12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소비자가 음성통화나 문자, 데이터 등 어떤 서비스를 많이 쓰는지에 따라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하면 통신비를 더 아낄 수 있다. 알뜰폰 요금제는 대개 음성통화나 문자,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있고 초과시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

CJ헬로비전은 음성통화를 매월 150분 이용하면 1만5000원의 기본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완전할인 요금제'를 출시했다. 음성통화를 매월 150분 미만으로 사용하면 기본료가 1만원 할인돼 5000원만 내면 된다. 음성통화는 초당 1.8원, 문자는 건당 20원, 데이터는 1MB당 51.2원이다.

SK텔링크는 기본료를 반값으로 낮춘 '無조건 반값 요금제'를 내놓았다. 기존에 쓰던 단말기 유심을 교체하면 월 1만7000원의 기본료로 음성 150분, 문자 200건, 데이터 600MB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통신사들의 월 기본료 3만4000원짜리 요금제와 제공량이 동일하다.

SK텔링크는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내맘대로' 요금제를 출시했다. 2년 약정 기간에 기본료 월 1만5900원을 내면 음성·문자·데이터를 총 3만원어치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만원을 음성통화로만 100% 소진하면 약 166분, 데이터로만 100% 소진하면 약 600MB까지 쓸 수 있다.

이와 함께 CJ헬로비전은 국내 LTE 요금제 중 기본료가 월 2만9000원으로 가장 낮은 '헬로LTE29 요금제'도 출시했다.

물론 알뜰폰 서비스에도 약점이 있다. 먼저 막 시장에 나와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은 알뜰폰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알뜰폰에 서비스에 가입할 때 갤럭시노트4 같은 최신 제품을 살 수 있지만 작년말 갤럭시노트4가 처음 나왔을 때는 구입할 수가 없었다. 또 아이폰6 같이 인기 있는 최신 모델은 지금도 알뜰폰 가입자들이 살 수 없다.

◇이제 막 출시한 인기 스마트폰 없는 등 단점도

쉽게 말해 최신 인기 스마트폰은 출고 후 몇 달이 지나야 알뜰폰 시장에 나오는 것이다. 또 앞으로도 알뜰폰 사업자들은 아이폰을 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최소 50만대를 사는 대형 통신사에게만 아이폰을 팔기 때문이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각종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신사 멤버십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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