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돋보기] '활동량 1위' 외질은 게으른 천재가 아니다

김지우 입력 2015. 3. 6. 16:12 수정 2015. 3. 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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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지우 기자= 아스널의 메수트 외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센스를 자랑한다. 특히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물론 이런 외질에게도 비판의 목소리는 존재한다. 플레이가 다소 게을러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외질은 남들 보다 더 뛰면 더 뛰지 결코 덜 뛰는 선수가 아니다. 객관적인 수치가 외질의 '부지런함'을 증명한다.

지난해 10월 무릎 부상을 당해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던 외질은 부상 복귀 이후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지난달 2월 1일 리그 23라운드 애스턴 빌라전을 시작으로 지난 28라운드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까지 6경기에서 외질의 이동 거리는 총 63.24Km였다.

이는 최근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는 산티 카소를라(62.97km)와 투지 넘치는 수비형 미드필더 프란시스 코클랭(60.88km)을 능가하는 팀 내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리그 전체로 시선을 돌려 봐도 외질의 활동량은 전체 23위에 위치한다. 순위권의 이름을 올린 선수들 대부분이 '수비적인 미드필더'라는 점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외질의 약진은 더욱 눈에 띈다.

부상 복귀 이후 달라진 것이 아니다. 그 전에도 외질은 많이 뛰는 선수에 속했다. 복귀 후 경기당 평균 10.84km는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인 8월부터 10월 사이에 기록한 평균 10.48km와 큰 차이가 없다.

게으른 선수에게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그럼에도 이런 외질을 향해 '게으르다'는 비판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외질이 선보이는 활동량에 비해 아쉬운 '압박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외질은 최근 아스널의 '전방 압박'을 주도하고 있는 알렉시스 산체스와 같이 상대 선수에게 득달같이 달려드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천천히 시동을 건 뒤 어느 정도 일정한 속도로 뛰어다니는 선수다. 이것이 외질이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런 외질의 스타일이 압박에 있어서는 약점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실제로 외질은 경기 도중 압박의 타이밍을 늦게 가져가면서 상대 선수에게 공간을 허용하는 경우가 이따금씩 발생한다. 빠르게 압박을 가해야 되는 상황에서도 다소 느슨한 플레이로 빌드업의 기회를 제공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이런 장면이 반복되자 뛰어난 활동량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질이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스페인 무대에 비해 잉글랜드 무대는 리그 자체의 압박 강도가 더 쎄며 그 중요성 역시 한층 높다고 할 수 있다.

외질은 결코 '게으른'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부지런한'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선수다. 다만 그의 2% 아쉬운 '압박 능력'이 아쉬울 뿐이다. 만약 외질 스스로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를 향한 오해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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