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왜 '봄데'가 되었나? 시민이 사겠다"

2015. 3. 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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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황규호 (부산 자이언츠 협동조합 기획단 실무팀장)

이제 내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립니다. 프로야구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조금 다른 바람이 불고 있네요. 부산 시민과 롯데 자이언츠 야구팬들을 중심으로 '롯데'를 '부산 자이언츠'로 바꾸자,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공청회에 이어서 최근에 실무추진위원회까지 만들고 있는데요. 화제의 인터뷰, 황규호 부산 자이언츠 협동조합 설립추진기획단의 실무팀장을 만나보겠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 황규호> 반갑습니다.

◇ 박재홍> 반갑습니다. 팀장님도 그러면 롯데 자이언츠의 골수팬이시겠네요. 언제부터 좋아하신 건가요?

◆ 황규호> 어른들 따라서 한 1985년도부터 야구장을 다닌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거의 프로야구 출범 초기부터 롯데 팬이셨네요.

◆ 황규호> 예.

◇ 박재홍> 팀장님 같은 골수팬들이 이번에 모이신 건데요. '부산 자이언츠를 만들겠다, 구단을 아예 인수하겠다' 이런 건가요?

◆ 황규호> 저희들의 첫 번째 목표는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드리는 거고요. 두 번째가 롯데 자이언츠를 인수해서 저희들이 직접 운영을 하겠다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런데 협동조합이 구단을 인수하는 게 가능할 것인가? 이러한 의견을 내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 황규호> 협동조합으로 구단을 인수하는 데 있어서는, 공청회를 통해 저희들이 인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여러 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이번 달에 있을 2차 공청회를 통해서 보다 실현성 있게 시민들에게 방안을 제시하겠습니다.

◇ 박재홍> 지금 '30만원 씩 30만 명을 모아서 900억 원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겠다. 그래서 구단을 운영해 보겠다.' 이런 안도 있는데요. 그러면 지금 어느 정도의 시민들이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셨습니까?

◆ 황규호> 저희들이 2차 공청회가 끝나고 나면 참여의향지를 다 돌려서 조사할 건데요. 지금 현재로는 참여의향서가 아닌 저희 기획단에서 자체적으로 인원을 모아놓은 게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 중에서 대표급 되시는 분이 추진위원회로 따로 들어가실 거고요. 2차 공청회 때 정확한 인원을 말씀드릴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일부 언론이나 다른 팬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솔직히 진척이 많이 돼 있습니다. 이건 나중에 저희들이 롯데 자이언츠를 인수할 때, 롯데랑 협상테이블에 앉게 됐을 때 오픈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피부로 느끼시기엔 시민들의 참여가 많다, 이런 입장이신가요?

◆ 황규호> 생각보다 확실히 많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이제 사시겠다는 분이 있습니다만, 팔겠다는 분이 있나요? 롯데 구단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황규호> 저희들이 작년에 CCTV 사건으로 해서 촛불집회도 하고 그랬었는데요. 아마 롯데 구단에서는 저희들이 이렇게 언론 속에서 조금 잊혀져가고, 이렇게 하다가 안 돼서 스스로 포기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희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롯데를 협상테이블에 앉혀서 시민들이 원하는 구단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거고요. 지금 추진위원회에서 인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것을 나중에 같이 말씀드리겠습니다.

◇ 박재홍> 팬들이 자기가 응원하는 팀에 대한 애정이 있고 성적이 안 좋을 경우에 실망하는 경우는 있는데요. 얼마나 큰 문제가 있었길래 이렇게 구단을 인수해버려야겠다, 결심까지 하시게됐나 궁금합니다. 뭐가 제일 큰 문제라고 보세요?

◆ 황규호> 이런 문제는 지금 저희들이 처음 한 게 아니고요. 예전 스크랩 기사를 보시면 사직구장에 '부산 자이언츠'라고 하는 현수막을 들고 나오시는 팬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때 그분들이 '부산 자이언츠'를 원했다는 건, 롯데가 구단을 운영하는 데에 불만이 많았기 때문에 롯데라는 단어를 지우고 싶어 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 방법을 몰랐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신 분들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불만이 쌓여 있던 분들과 이번 CCTV 사건 이후로 저희들의 불만을 롯데를 인수하자는 방향으로 가면서 행동을 옮기게 된 겁니다.

◇ 박재홍> 방금 CCTV 사건을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러면 선수들의 일상을 구단이 감시했다, 이런 논란 때문에 발단이 됐다는 이런 말씀인가요?

◆ 황규호> 그렇죠. 그런데 그것도 참 보면요. 저희가 약간 언론에서 잊혀진다, 저희들이 스스로 포기한다고 그랬지만요. 분명히 그 CCTV 사건도 인권위에서 조사하고 국회에서 발언까지 나왔는데요. 그 뒤에 CCTV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됐다는 건 아무도 모르거든요.

◇ 박재홍> 예.

◆ 황규호> 그래서 이런 식으로 롯데는 시간끌기로 지나가다가 가을에 성적이 안 좋거나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팬들하고 소통을 하네, 마네' 이렇게 얘기를 해서 겨울만 넘기고요. 봄에 야구 시즌이 시작하면 또 전부 야구를 본다고 정신이 없으니까요. 그런 불만이 또 잠시 사그라들죠. 항상 그런 패턴을 수년째 계속 반복하고 있는 거죠.

◇ 박재홍> 또 결국 롯데 자이언츠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팬들의 불만이 더 큰 것은 아니었습니까?

◆ 황규호> 물론 그런 부분도 있지만, 팬들의 의향이 반영되지 않는 점에도 불만이 많은 거죠. 팬들은 롯데 팬이고, 자이언츠 팬이고 이런 걸 떠나서 야구팬들입니다. 부산에 살면 대부분 다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구단 운영에 대해서 이런 저런 불만이 있을 때 그걸 구단에 다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랬을 때 타 구단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는데요. 롯데는 아예 그런 게 없다는 겁니다.

◇ 박재홍> 일례로 어떤 게 제일 안 받아들여졌습니까?

◆ 황규호> 예를 들자면 방금 질문하신 내용처럼 구단이 성적이 좋았다고 하면 감독을 연임을 시킬 수가 있는 부분 아닙니까? 그런데 구단에선, 프런트에서 감독이 말을 안 듣는다고 하니까 팬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기들 마음대로 감독을 바꿨습니다. 그것까지도 이해합니다. 감독이 말을 안 들으니까요.

그런데 새로운 감독한테는 본인들이 어느 정도 권한을 줘서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게 해야 되는데요. 그런 권한을 뺏어가 버리고 프론트가 직접 운영하니까 성적도 안 좋고, 힘도 안 주어지고요. 그러한 불만들이 계속 바깥으로 나오는 겁니다.

◇ 박재홍> 구단주나 프런트 마음대로 운영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운영방식이 문제다. 감독의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고요. 이런 부분을 제일 크게 보시는군요.

◆ 황규호> 네, 맞습니다.

◇ 박재홍> 새 감독이 임명되지 않았습니까? 새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 롯데 자이언츠가 동계훈련이라든지 스프링캠프를 통해서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지 않았나요?

◆ 황규호> 지금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항상 열심히는 하는데요. 롯데의 가장 안 좋은 별명이 '봄데' 라고 있습니다.

◇ 박재홍> '봄데'요?

◆ 황규호> 시범경기 1등! 3, 4월 딱 1등! 그게 끝입니다. 여름만 되면... (한숨) 그러니까 솔직히 봄에 이렇게 잠깐 잘하는 걸 가지고는 성도 안 차고요. 여름까지 가봐야 한다고 항상 기다려야 되고 이러다 보니까요. 올해도 훈련은 열심히 했을 거고요. 선수들이 저희 때문에 작년에 훈련도 많이 못했을 건데요. 제발 좀 저희들이 인수할 때는 선수들이 정점을 찍는, 그런 프라이드를 가진 선수들이 돼서 야구를 정말 열심히 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네. 그럼 이대로라면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성적도 좀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시는 거예요?

◆ 황규호> 성적이 좋든, 안 좋든.. 물론 성적이 좋으면 좋겠지만, 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야구장에 오고 싶게 만들어주는 것이거든요. 팬들이 야구를 보러 사직야구장에 갔을 때 7, 8회 정도에 지고 있더라도 팬들이 집에 안 가고 싶게끔,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그런데 그동안 프런트와 감독, 선수들과의 불화 때문에 그런 모습들이 사라졌는데요. 올해는 시범경기부터 시작해서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팀장님도 이대로의 모습이라면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보러가지 않겠다, 이런 마음도 있으시겠네요?

◆ 황규호>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일단은 좀 봐야죠. (웃음) 선수들이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합니까?

◇ 박재홍> (웃음) 그래요? 롯데 구단하고 프런트가 마음에 안 든 것이지 선수들은 마음에 든다.

◆ 황규호> 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듣다 보니까 부산 시민들에게 자이언츠라는 팀은 무엇일까, 야구는 무엇일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부산 시민들에게 야구는 뭔가요?

◆ 황규호> '야도 부산', 항상 이런 이야기가 들리고요. '사직구장은 전국과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요. 부산 사람들한테 야구는 아마 종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만큼 사랑하는 부산 야구, 팬들에게 돌려주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황규호> 네.

◇ 박재홍> 부산 자이언츠 협동조합 설립추진기획단의 황규호 실무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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