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노린 건 애플만이 아니다

김영훈 입력 2015. 3. 6. 00:05 수정 2015. 3. 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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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E호텔.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기자 간담회장에 나섰다. 전날 갤럭시S6를 공개하고 호평을 확인한 후였다. 그는 '쉼 없는 정진'이란 말로 인사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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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인종 부사장이 마이크를 받았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B2B(기업 대상 사업) 개발팀장이다. 그는 "S6는 기업용으로 쓰기 가장 적합한 스마트폰"이라고 자부했다. 이미 노출된 타깃인 애플 외에 삼성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바로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이다. 준비도 철저했다.

 간담회에서 이 부사장은 삼성의 새 친구를 소개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빅딜을 했다"고 말했다. S6에는 MS의 전자 메모장 원노트, 엑셀이 포함된 '오피스 365' 등이 기본 탑재됐다. 기업에서 매일 쓰는 업무 프로그램이다. S6를 회사 폰으로 대량 구매하면 다른 품을 안 들이고 바로 쓸 수 있다는 메시지다. 대신 MS는 지난달 삼성에 대한 특허료 분쟁의 종결을 선언했다.

 삼성과 부쩍 가까워진 친구들은 더 있다. 스페인에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는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과 만났다. 권오현 부회장 등이 함께 갔다.

두 회사는 삼성의 모바일 보안 플랫폼인 녹스를 더 강력하게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반도체(삼성전자)와 서버(시스코)를 서로 사주는 것도 가능하다. 1월 말 마크 허드 사장이 신종균 사장을 만난 오라클, 삼성의 인수설까지 도는 블랙베리도 삼성이 손을 더 꽉 잡은 친구들이다. 둘 다 기업용 스마트폰 보안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삼성 관계자는 "녹스를 개발할 때부터 준비된 전략"이라며 "보안은 기업용 폰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멀어지는 친구도 있다. S6는 여전히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OS)로 쓴다. 그러나 S6는 안드로이드 연합군으로부터 삼성의 독립을 알리는 전주곡이다. 삼성페이가 상징이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남으려 했다면 더 쉬운 길이 있었다. 미국 3대 이동통신사가 밀어주고 있는 '구글 월렛'을 쓰면 된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달 미국 모바일 결제업체 루프페이를 샀다. 통신사가 아닌 카드사와 협력하는 전략도 가시화했다. 저가 폰에 들어간 독자 OS인 타이젠이 프리미엄 폰으로 넘어오는 건 시간문제다. 최정일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은 전자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탈 구글'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의 최종 목표는 체질 개선이다. 삼성은 많이 파는 만큼 많이 남기진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영업이익률은 9.3%로 100원어치를 팔아 9원 남겼다. 애플은 32.5%였다. 포화 상태인 소비자용 시장에선 더 남길 게 없다. 그래서 나선 길이 B2B다. 삼성페이는 새 시장에 단번에 자리를 잡는 효과를 냈다. 또 S6의 뇌에는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 대신 삼성이 만든 AP를 심었다. 매년 퀄컴에 주던 6조원 안팎의 돈이 삼성 안에 떨어지게 됐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양산하는 첫 전략모델이라는 점도 S6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S6가 나오자 증시는 수혜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노림수가 통하면 삼성은 눈에 보이는 판매량 이상의 것을 챙겨갈 수 있다. 대신증권은 "S6의 최대 수혜주는 삼성전자"라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평가를 내놨다.

김영훈·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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