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성적 필요없다.. 'NO스펙' 바람

유주희기자 2015. 3. 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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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상반기 공채서 외국어점수란등 없애.. LG도 하반기부터 자격증란 삭제현대차, 논술·영어회화 평가 강화

SK,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노(NO) 스펙'을 선언하고 있다. 신입사원 지원자들을 외국어 점수 등 소위 '스펙'을 기준으로 평가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다.

SK그룹은 5일 올해 상반기 공채부터 대졸 신입사원 입사지원서에서 사진·외국어점수란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활용능력·해외경험·수상경력·업무 경험이나 논문 내용 등도 제출할 필요가 없어졌다. 최소한의 검증을 이해 한력, 전공, 학점 등의 기본 정보는 종전대로 제출해야 하며, 외국어 능력이 필요한 해외영업직 등도 외국어 성적·자격증을 제출해야 한다.

SK그룹은 청년 구직자들이 과도한 스펙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낭비를 줄이고 업무 수행능력을 중심으로 채용 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만우 SK그룹 이만우 PR팀장은 "스펙보다는 문제해결 능력과 도전정신을 중심으로 채용하는 신입사원 선발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대학생들, 학부모들의 부담이 줄고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SK는 이와 함께 '도전정신'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바이킹챌린지' 채용 비중도 전체 인턴 채용의 20%까지 높이기로 했다. SK그룹은 오는 9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상반기 채용 전형을 진행한다.

'노 스펙' 선언은 SK그룹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상반기 대졸 공채를 진행 중인 LG그룹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특정 직군을 제외하고 사진·외국어 점수·자격증·가족관계 입력란을 없앴다. 대신 자기소개서의 비중을 강화하고 필기 시험에 한국사와 한자 문제를 추가했다. 지원자의 인문학적 소양을 더 보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동아리·봉사활동 활동란을 없애고 글로벌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 논술과 영어회화능력 평가를 강화했다. 삼성그룹 지원자들은 세부 학업내역과 자기계발을 위한 준비과정·성과, 가치관 등을 담은 에세이를 제출한 후 종합적 논리력·사고력을 평가하는 SSAT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공계는 "해외어학연수 등 보여주기식 스펙보다는 직무와 연관된 동아리 경험 등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은 지난 2013년 고용노동부·대한상공회의소 등 17개 기관과 '스펙초월 채용문화 확산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다만 일부 구직자들은 "노 스펙 채용이 반갑지 않다"는 반응도 보인다. 2013년 9월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 결과 구직자 747명 중 53%(복수응답)는 '어차피 기본 스펙을 갖춰야 할 것 같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38.8%)' 고 응답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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