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처음으로 '순자산국'…마냥 기뻐할 수 없는 까닭은
기업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방증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우리나라가 연도 말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순대외자산국’(순자산국)이 됐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한 돈보다 한국인이 외국에 투자한 돈이 처음으로 더 많아진 것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한국의 대외투자는 1조 802억달러로 1년 전보다 1127억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64억달러 감소한 9983억달러였다.
◇ 국제투자잔액 810억…통계 작성 이후 첫 플러스 기록단순하게 얘기하면 순자산국이 됐다는 것은 갚을 돈(대외부채)보다 받을 돈(대외 자산)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개인 가계의 대차대조표로 생각하면 차변(자산의 증가)이 대변(부채 증가)의 금액보다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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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의 대외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뺀 순국제투자 잔액은 819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플러스를 보인 것이다. 순국제투자는 △2011년말 -810억달러 △2012년말 -944억 달러 △2013년말 -372억 달러 등이었다. 한국은 1년 전까지는 외국인 국내투자가 내국인 대외투자보다 많았다.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외국에서 투자받은 돈이 외국에 투자한 돈보다 많기는 했으나 여기에 주식과 파생상품, 지분투자 등을 포함하면 ‘마이너스’ 상태였다.
한국이 순자산국이 된 것은 35개월째 흑자 흐름을 이어오는 등 경상수지 흑자가 금융계정으로 유입되면서 대외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돼 금융계정 유출초로 유입되고 대외투자로 잡히는 금액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 순자산국의 이면도 봐야…“내수 부진에 기업 직접투자 해외로”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순자산국이 됐지만 이를 두고 기뻐할 사안만은 아니다. 뒤집어서 얘기하면 들어오는 외국자본보다 밖으로 나가는 국내자본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내수부진으로 기업투자가 해외에 집중된 데다 저금리까지 겹치면서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보다 높은 수익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지난해 국내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액은 전년보다 306억 달러가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외국인 투자 99억달러보다 많았다. 환율효과를 포함한 거래요인과 비거래요인을 모두 포함시킬 경우 국내 해외직접투자액은 197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외국인 직접투자(-87억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국내 제조업 환경이 규제, 노사관계 등 높은 현실의 늪에 가로막히면서 기업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외국인 투자는 증가했지만 원·달러 환율 절하와 주가지수 하락 등과 같은 외부 변수의 영향이 커 국내기업의 해외 유출 등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가 4% 절하된 데다 주가상승률을 역시 지난해 미국은 7.5%가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4.8% 감소했다.
순자산국가들의 특징은 경상흑자와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35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와 세계 7위의 외환보유액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의 투자가 감소한 것은 실질 금액 감소보다는 환율 절하와 코스피 지수 하락 등 비거래요인의 영향으로 환산 금액이 적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리 (bor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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