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서열 전쟁'..학교에서 벌어지는 '각축전'을 아시나요?

2015. 3. 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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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상윤ㆍ박혜림 기자] #. 지난해 3월 중학교에 입학한 김상훈(14ㆍ가명) 군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란 이유로 학기 초부터 이모(14) 군과 그 친구들에게 여러차례 구타를 당했다. 이 군이 또래보다 체격도 크고 힘도 센 탓에, 같은 반 친구들 중 그 누구도 이 군을 말리지 못했다. 결국 김 군은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 초등학생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정지수(14ㆍ가명) 양은 지난해 자신을 따돌림시켰던 가해자와 같은 중학교로 진학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그 학교엔 가해자의 언니도 다니고 있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자 가해자 자매는 정 양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돈을 내놓으라는 등 폭력을 행사했고, 정 양은 학급에서마저 왕따가 됐다.

신학기 초인 매년 3월, 중ㆍ고등학교는 '주먹 서열'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학생들이 뒤엉키며 '동물의 왕국'이 된다.

여러 학교에서 한 데 모인 다양한 학생들이 폭력을 통해 새로운 수직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서로 이기려고 다툰다'는 의미에서 '각축전(角逐戰)'이라고 표현하는 한편, 학교 폭력 예방의 결정적 시기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한 달동안 117학교폭력신고센터로 접수된 학교폭력 건수는 7184건으로, 방학기간인 1월(3082건)과 2월(3910건)보다 약 두 배 이상 많았다.

서울 강북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새로운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 때문에 중 1때는 학급이 전반적으로 붕 뜬 감이 없잖아 있다"면서 "누가 먼저 학급에서 분위기를 잡고 또래집단을 형성하느냐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서열 피라미드의 하위층이었던 아이가 상급학교로 진학한다고 해서 '계급 상승'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초등학교 때 따돌림을 당했던 아이들은 중학교 때도 똑같이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적잖다. 새로운 환경에 위축이 돼 자연스레 혼자가 되거나, 기존에 피해 학생을 알던 아이들이 "쟤가 이랬다더라"는 등 소문을 퍼뜨리며 왕따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각축전은 고등학교보다 중학교에서 더욱 빈번하게 벌어진다. 경기도교육청이 2013년 발표한 '학교폭력 유형조사'을 살펴보면 2007년 3월부터 2013년 6월까지 학생 1만명 당 학교폭력 건수는 중학교가 155.5건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고등학교는 55.7건, 초등학교는 5건에 불과했다. 일선 교사들이 농담처럼 중학교 시기를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시기'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가 학생별로 신체 및 정신의 성장 속도에 차이가 있는 데서 비롯됐다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발육이 빠른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를 무시하며 폭력까지 행사한다는 것이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중학교에서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시기의 학생들은 어느정도 정신적으로 성숙해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경우가 적다"면서 "대입 등에 대한 부담으로 공부에 몰두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3월 초에서 중순이 학교 폭력 예방의 결정적 시기"라며 "이 때 제대로 된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학교 폭력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역할극 등 폭력 예방교육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폭력은 나쁘다는 걸 인지시켜야 한다"며 조언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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