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포커스] 유승준 숨긴 '드래곤 블레이드'..'韓관객 기만하나?

조지영 2015. 3. 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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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지난 2002년 병역기피로 입국이 영구 금지된 가수 유승준이 은근슬쩍 국내에 컴백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바로 액션 블록버스터 '드래곤 블레이드'(이인항 감독)로 관객을 찾은 것. 구렁이 담 넘어가듯 국내에 모습을 드러낸 유승준. 한국 관객을 기만한 꼴이 됐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드래곤 블레이드' 언론 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드래곤 블레이드'는 중화권 최고의 스타 성룡을 필두로 한국의 최시원, 할리우드 스타 존 쿠삭, 애드리안 브로디 등이 출연하면서 월드 프로젝트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중국에서는 '천장웅사'로 알려진 '드래곤 블레이드'는 최시원이 성룡 사단에 합류했다는 소식만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많은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이렇듯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며 쾌조의 출발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드래곤 블레이드'에 돌연 빨간불이 켜졌다. 시사회를 통해 유승준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유승준은 '드래곤 블레이드'에서 성룡의 곁을 지키는 장수로 출연했다. 성룡의 측근으로 등장하는 만큼 영화 속 비중 있는 분량을 자랑하며 시선을 끈다. 무엇보다 국내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던 최시원보다 더 많은 분량으로 영화 내내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듯 '드래곤 블레이드'의 조연으로 활약한 유승준이지만 국내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마케팅에서 그의 이름은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고 시사회를 통해 그의 존재를 알린 것이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도 '드래곤 블레이드'의 출연진에 유승준(스티브 유)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국내에서 공개된 스틸 또한 유승준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미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는 '드래곤 블레이드'의 공식 웨이보를 통해 성룡과 유승준이 함께 촬영 중인 스틸이 공개되고 유승준도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지만 국내에서 마치 '해리포터'의 '이름을 불러서는 안될 자' 볼드모트처럼 '드래곤 블레이드'의 수입사는 유승준의 존재를 쉬쉬했다.

'드래곤 블레이드' 국내 홍보를 맡은 필름마케팅 팝콘 측 관계자는 TV리포트와 전화통화에서 "사실 유승준의 출연을 국내 시장에서는 되도록 오픈하지 않으려고 했다. 워낙 민감한 사항이라 숨길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국내 정서를 반영해 중국 제작사로부터 편집을 논의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관계자는 "우리가 편집에 대해 함부로 제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마케팅을 맡은 우리도 '드래곤 블레이드' 완성본을 받아본 지 일주일도 안됐다. 그전까지 유승준의 분량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현재 해외에서 활발하게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성룡, 최시원, 유승준에 대해 국내 프로모션 계획을 묻자 "아무래도 유승준을 제외한 국내 프로모션은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과거 국내 가요계를 휩쓴 인기 가수 유승준. 그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병역 의무를 하겠다고 공언하며 2002년 3월 입대 날짜까지 받았다. 하지만 입대를 앞두고 돌연 미국으로 떠나 시민권을 취득해 충격을 안겼다. 대중이 사랑을 쏟았던 가수였지만 그런 대중을 배신한 유승준에 많은 팬은 실망하고 분노했다. 병역기피 논란을 피할 수 없었던 유승준은 끝내 당국으로부터 입국 금지 처분을 받았고 중국으로 새 둥지를 틀며 배우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직도 대중은 그에 대해 용서하지 못한 상태임에도 '드래곤 블레이드'를 통해 얼굴을 내미는 유승준의 행보가 과연 올바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당장 관객몰이에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유승준을 숨긴 '드래곤 블레이드'의 꼼수가 그리 오래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관객을 기만하는 유승준의 반성은 아직 먼 이야기인 것 같다.

한편, 드래곤 블레이드'는 혼란의 시대, 음모에 의해 누명을 쓰게 된 중국과 로마의 장군이 우연한 기회로 뜨거운 우정을 나누게 된 이후 평화를 위협하는 거대 세력에 맞서 운명의 마지막 전투에 나서는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다. 성룡, 유승준을 비롯해 존 쿠삭, 애드리안 브로디, 최시원, 샤니 빈슨 등이 출연하고 '초한지 - 천하대전' '금의위: 14검의 비밀' '삼국지 - 용의 부활'을 연출한 이인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2일 국내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 사진=영화 '드래곤 블레이드' 국내 포스터 및 스틸, '드래곤 블레이드' 중국 공식 웨이보,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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