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20∼30대-기획] 생활비·학비 벌려고.. 작년 17만3000명이 휴학

세종 2015. 3. 5.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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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가구 부채 증가율 11.2%..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아

청년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지난해 생활비·학비 마련을 위해 휴학한 대학생 수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대의 부채 증가율도 전 연령 통틀어 가장 높았다. 취업을 해도 질 낮은 일자리로 몰리다보니 20, 30대 실질소득은 전년보다 낮아졌다. 청년들이 희망을 갖기보다 '실신(실업자와 신용불량자를 합한 신조어)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생활비 없어 휴학하고 빚내는 청년들=지난해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휴학을 하는 대학생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 지난해 대졸자 중 생활비·학비 마련 목적으로 휴학 경험이 있는 청년이 17만3000명에 달했다. 전체 휴학 경험 대졸자 중 14.2%로, 2007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숫자와 비중 면에서 모두 최대치다.

청년층의 경제난은 대출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의 '가계 금융·복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주가 30세 미만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1558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부채의 절대적 액수는 다른 연령대(4000만∼7000만원)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11.2%로 가장 높았다. 2010년 대비 부채 증가율은 무려 66.4%나 됐다. 이는 30대(31.5%)의 배가 넘는 증가율이다.

청년층의 대출 이유에서도 생활고가 묻어 있다. 지난해 30세 미만 가구주 가계의 신용 부채 중 29.5%는 생활비 마련 때문으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다른 연령대가 사업 자금 대출 등 미래를 위해 대출을 한다면 20대는 당장 먹고살 돈이 없어서 빚을 낸다는 의미다.

◇여전히 높은 학비와 질 낮은 일자리 탓=취업난과 질 낮은 일자리는 청년들의 빚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53만3000명 늘어나 12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지만, 청년 실업률은 9.0%로 역대 최고치였다.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가 많다보니 청년층의 소득은 제자리다. 지난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33만9612원으로 전년보다 0.7%(2만9486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승률은 2003년 이래 최저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인 점을 고려하면 20, 30대 가구의 실질소득은 줄어든 셈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대학 등록금도 사회에 본격 뛰어들기 전부터 청년층을 채무자 신세로 몰고 있다. 올해 서울의 사립대 공과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은 500만∼600만원 수준이다. 2011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학등록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였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대학을 졸업한 1095명을 대상으로 '2015년 대학 졸업생 평균 부채'에 대해 조사한 결과 '빚이 있다'고 응답한 졸업생은 58.4%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대학 졸업생 5명 중 3명은 비싼 등록금 때문에 여전히 빚을 떠안은 채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다. 빚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평균 부채는 1321만원으로 지난해(1275만원)보다 높았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저소득층을 위한 국가 장학금이 늘어나고 등록금 인상률이 동결되는 등 대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낮추려는 정부의 노력이 있지만 애초에 등록금이 너무 높아 부담이 크게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정부가 청년실업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가계소득 정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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