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외제차와 현금뭉치 훔쳐 상경한 10대들 "유흥비로 쓰려고"

입력 2015. 3. 4. 21:27 수정 2015. 3. 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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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고급 외제차를 훔친 뒤 다른 차량에서 현금 뭉치를 털어 유흥비로 쓰려던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4일 A 군(17)과 B 군(17) 그리고 C 군(16) 등 3명을 절도혐의로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광주의 한 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광주 남구의 한 거리에 시동이 켜진 채 세워져있던 시가 8000여만 원의 2014년식 흰색 아우디 A6를 훔쳤다. 훔친 차를 타고 또 다시 차량 털이를 시도하던 이들은 2일 전남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를 돌다 차량 주인이 비상금으로 차에 넣어둔 현금 뭉치를 발견하고 돈을 훔쳤다. 이들이 훔친 돈은 1500만 원. 세 묶음으로 나뉘어진 5만 원 권 300장이었다.

거금을 손에 쥔 이들은 서울로 올라가 클럽이나 술집에서 돈을 쓰기로 결심했다. A 군과 B 군은 후배인 C 군에게 운전대를 잡게 했다. 전과가 없는 C 군에게 경찰에 걸리면 범행 일체를 혼자 뒤집어쓰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들은 3일 서울로 출발했다. 도난 차량으로 신고됐고 운전면허도 없었지만 아무런 제지 없이 서울로 입성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10시 45분경 이들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거여역 인근에서 신호위반으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음주단속 중이던 경찰을 피해 신호를 위반하고 달아났던 것이다. 이들은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중앙선을 넘나들며 3km 정도의 거리를 시속 100km의 속도로 달아났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막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C 군은 계획대로 혼자 죄를 뒤집어쓰려했다. A 군과 B 군은 C 군이 아버지 차를 타고 서울에 있는 자신들을 만나러 올라온 줄 알았다고 말했다. C 군도 자신이 혼자 차를 훔쳐 서울로 올라온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일단 A, B군은 석방했다. 하지만 C 군의 휴대폰에 있던 현금 다발 사진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이들이 공범인 정황을 포착했다. 그리고 A 군과 B 군이 머물던 서울 송파구의 한 모텔 침대 밑에 있던 현금 1500만 원을 발견해 압수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A 군과 B 군은 동종 전과가 많고 죄질이 불량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C군은 초범임을 감안해 불구속 기소하고 청소년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선도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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