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오르는데 소득은 그대로..빚만 쌓는 청춘

20∼30대 가구주 2014년 소득증가율 0%대 최저치월평균 433만.. 0.7% 상승 그쳐, 50대 7% 60대는 4%대 늘어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20∼30대 가구주의 가계소득 증가율이 0%대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50대는 7%대, 60세 이상은 4%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3만9612원으로 전년보다 0.7%(2만9486원)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증가세다. 39세 이하 가구의 소득은 2013년 7.4% 늘었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9년에도 2.9% 증가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인 점을 고려하면 20∼30대 가구주의 소득은 사실상 준 것이다.

20∼30대 가구주의 소득 정체 원인으로는 청년실업 증가와 고용의 질 악화가 꼽힌다. 작년에 취업자는 53만3000명이나 늘어 12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는데도 청년 실업률은 9.0%로 역대 최고치였다. 취업자 증가는 청년층보다는 장년층이 주도했다. 50대 취업자가 23만9000명, 60세 이상이 20만명 증가하는 동안 15∼29세 취업자는 7만7000명 느는 데 그쳤다. 30대 취업자는 2만1000명 감소했다.

일자리 질도 좋지 않다. 지난해 청년 취업자 19.5%는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금 등 생활비는 계속 오르는데 소득은 이처럼 늘지 않으니 빚이 쌓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가구주가 30세 미만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1558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2% 늘었다. 전 연령대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다. 30대의 평균 부채는 5235만원으로 7% 늘었으나 40대와 50대는 각각 0.8%, 0.6% 줄었다.

50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95만7167원으로 7.2%(33만3702원) 늘었다. 40대 가구 소득은 482만2494원으로 2.9%(13만7400원)의 증가율을 보였다. 60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81만2187원으로 4.5%(11만9964원) 증가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고용 증가에도 가계소득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 것은 여성·고령층 위주로 저임금 근로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청년 취업난을 풀어야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 세대 간 소득격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