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 설기현 향한 인천의 우울한 꽃다발

풋볼리스트 2015. 3. 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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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2015년 인천에 9번을 단 선수는 없다.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설기현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인천유나이티드 김학범 사무국장은 꽃다발을 건내며 현역에서 물러나는 베테랑의 길에 행운을 빌었다. 설기현도, 인천도 모두 웃으며 이별하는 순간이었다.속을 살펴보면 그렇게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다. 설기현은 2일 오후가 돼서야 김도훈 인천 감독과 인천 구단 측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통보'했다. 이미 뜻을 정해놓은 상황이었다. 주변에서 만류한다고 해서 결정이 달라지지 않을 게 분명했다.설기현은 인천의 간판 스타다. 실력도, 스타성도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올 시즌에도 인천은 설기현을 팀의 핵심으로 분류했다. 번호도 작년과 같은 9번이었다. 김 감독은 설기현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으려는 심산이었다. 이적생 케빈은 "설기현 같은 스타와 친하게 지내고 함께하게 돼 신기하고 기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설기현은 인천의 중심에 있던 선수다. 현수막이나 포스터 등 거의 모든 홍보물에 설기현의 얼굴은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설기현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새로 제작한 홍보물을 폐기하게 됐다. 살림살이가 빠듯한 시민구단 입장에선 가벼운 금액이 아니다. 게다가 인천은 이미 프로축구연맹에 2015시즌 선수 등록을 마친 상황이었다.그렇다고 설기현이 가는 길에 재를 뿌를 수는 없는 일이다. 어차피 은퇴하는 시점에 불편한 의사를 드러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인천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도 "인천이 기분 좋게 보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싸울 수도 없다. 꽃다발을 전해주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이별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김도훈 감독도 내심 섭섭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풋볼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선수의 은퇴를 존중한다. 나도 다 경험한 일이다. 좋은 기회가 있어서 가는 것이니 잘 보내주고 싶다. 그래도 시기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올 시즌 기현이를 팀에서 중요한 선수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설기현도 인천이 겪은 당혹감을 잘 알고 있다. 기자회견에 등장한 그의 첫 마디는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을 존중해주신 김도훈 감독님과 구단 직원들에게 죄송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였다.설기현은 "내가 인천 전력에서 중요한 선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앞서 설명한 대로 설기현은 경기장 안팍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베테랑이었다. 9번이 사라진 인천이 우울한 이유다.사진=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ACL] 김학범호 대반전, 日 챔피언 KO시키다[ACL] 악천후 속 7813명 관중, '탄필드'에 봄 오나[ACL] 에두의 위력, 이동국 쉬어도 강한 전북테베스, 프리킥골 비결 묻자 "피를로 따라했어"판 할, "맨유 부상자는 오직 판 페르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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