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주희 "당구 여신? 프로 되는 게 목표"

피주영 입력 2015. 3. 4. 07:02 수정 2015. 3. 4. 09: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피주영]

"아이 뭐야. 지금 엄청 어색해요. 화장이 진한 게 꼭 신부화장 같다고요."

3일 서울 신사동의 한 헤어샵에서 만난 '당구여신' 한주희(31)는 처음으로 '전문 화장'을 받은 소감을 묻자 털털한 웃음으로 받아쳤다.

"저 이런 데는 처음이라서 신기해요. 연예인들이 메이크업을 받는 곳에서 제가 받을 줄이야. 보통 집에서 혼자 화장하는 편인데요. 아무래도 혼자 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은데…." 한주희는 평소와 다른 화장이 어색한 지 연신 거울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결국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인터뷰 장소인 가산동의 한 당구장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더니 한참 뒤 만족스런 얼굴로 나타났다. "어때요? 지금 모습이 훨씬 낫죠?" 한주희는 반달눈을 동그랗게 뜨고 베시시 웃었다.

'당구여신' 한주희는 아마추어 쓰리쿠션 당구 선수다. 지난해 12월부터 TV를 통해 중계된 한 아마추어대회에 심판 겸 선수로 나서면서 단번에 당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이돌 가수처럼 가녀린 몸과 청순한 얼굴에서 나오는 시원한 스트로크는 당구 팬들의 마음을 단 번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팬들 사이에서 '당구 여신', '당구 선녀', '당구 공주' 등으로 불리는 한주희는 얼굴을 알린 지 불과 두 달만에 원조 '여신'인 프로 포켓볼 선수 차유람(28)의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소속까지 생겨 부쩍 바빠진 그에게 궁금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물었다.

- 새로운 '당구 여신'으로 제대로 떴어요.

"제가요? 전 전혀 실감이 안 나요. 길에 나가도 알보시는 분도 없던데요?"

- 그래도 소속사도 생겼고, 연예인들이 화장하는 곳에서 꽃단장도 했잖아요.

"솔직히 화장이 잘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 저 원래 스타일 엄청 신경 쓰거든요. 그래서 화장도 옷도 제가 알아서 하거든요. 누가 해주는 건 처음이예요."

- 만으로 서른 하나면 우리나이로는 서른 둘이네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동안인데.

"호호호. 저 서른 둘 맞아요. 그러니 이 나이에 귀여운 표정을 지을 순 없죠. 절 좋게 봐주시는 건 좋지만 아직 전 모든 게 어색하고 신경쓰여요. 저 오늘 사진 촬영도 한 두 장 찍고 끝나는 줄 알았어요."

- '당구 여신'의 시작은 지난해 12월 열린 아마추어대회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혼자서 동네에 있는 당구장에 당구를 치러 갔는데 마침 대회관계자가 계셨어요. 혼자 치는 제가 범상치 않아 보였나봐요. 그 분께서 저를 보시고 허리우드 프로암 브이배 심판직을 권유하셨어요. 제가 '그런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예요'라고 되물었더니 웃으시면서 '아마추어대회라서 상관없다'고 하셨죠. 그렇게 시작됐어요."

- 그런데 당구는 언제부터 쳤어요.

"어머니가 2009년부터 당구장을 운영하셨어요. 그러다보니 딸을 프로로 키우려고 했죠. 그래서 2010년 반강제적으로 시작했어요. 프로 선수에게 6개월간 레슨까지 받았죠. 그런데 정작 전 배울 의지가 없었어요. 억지로 배우는 느낌이 드니까 재미가 없더군요. 그래서 반 년만 배우고 관뒀어요. 안 칠 생각이었죠. 그런데 맨날 당구대, 당구공 닦고 당구채 손질하면 지루하잖아요. 그래서 레슨을 관둔 뒤에도 틈날 때마다 재미로 쳤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당구가 새롭게 다가왔다고 한다. "의무적으로 안 쳐도 되니 당구가 즐거웠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래서 더 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 이후 모르는 건 당구장 손님들에게 물어보고 독학했어요. 그런데다 주변에서 '스트로크가 좋다. 기본기 좋다'고 칭찬이 많았어요. 제가 더 신나서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죠."

- 시합 상대는.

"집 주변 당구장으로 연습을 다녔어요. 그런데 파트너가 없다보니 무작정 들어가서 아저씨들과 시합을 해야 하더라고요. 처음 개인 당구채를 들고 집 앞 당구장 입구에 섰는데 도저히 못들어갈 것 같아서 청심환까지 챙겨 먹었어요. 고민은 매번 '누구 만나러 왔냐'는 질문을 받는다는거죠. 여자가 혼자서 당구 연습하러 올 리 없다고 생각하신 거겠죠. 그러다 제가 그 당구장서 '좀 친다는' 아저씨들을 이겨버리면 다들 놀라시죠. 지금은 쓰리쿠션 점수로 14점 쳐요."

- 당구가 천직인가봐요.

"저 어렸을 때부터 미술, 음악, 무용 등 안 해본 게 없어요. 제가 끈기가 없는 편이라 모두 중도에 그만 뒀어요. 대학도 미대에 진학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자퇴서를 냈어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해내지만 아니다 싶을 땐 빨리 포기하거든요. 오늘 화장도 그렇고요. 그런 점에선 고집이 센 편인 것 같아요. 그런데 5년째 치고 있는 당구는 달라요. 무언가에 이 정도로 깊게 빠졌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당구와 사랑에 빠진 느낌이랄까?"

-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고 좋은 신랑감 만나서 시집 갈 나이 아닌가요.

"제가 보기와 다르게 최근 5년간 남자친구가 없었어요. 당구장 운영할 땐 주 7일 내내 일만했죠. 그런데 지난해 8월 당구장 운영을 그만둔 뒤로는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긴해요. 어디 괜찮은 남자 없나요?"

-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방문 걸어잠그고 실컷 울어요. 누구한테 하소연 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당구가 뜻대로 안 될 땐 혼자 짜증내죠. '이거 왜 이렇게 되는거야'라고 저한테 막 뭐라고 해요."

- 늦게 시작한 당구. 꿈이 있다면.

"팬들의 관심, 너무 감사하죠.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 하루 빨리 프로가 되는 게 목표죠. 그동안 게을렀던 부분이 아쉬워요. 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정말 부지런히 연습할 거예요. 그래서 언젠가는 대회 우승도 해보고 싶고요."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사진=정시종 기자

◇ 한주희 프로필

◇ 관련 기사 바로가기

[인터뷰] 한주희 "당구 여신? 프로 되는 게 목표"

'당구 여신'한주희는 '투잡' 중? 직업이 뭐길래~

[화보] '당구 여신' 한주희의 애교는? '차유람 저리비켜!'

[인터뷰] 한주희 "당구 여신? 프로 되는 게 목표\"

미녀의 대 반전, 옷 벗더니 생식기로 그림을..'경악'

'야신'없는 한화, 지옥훈련은 여전하다

[두뇌구조] 롯데 조정훈 "선발, '아껴서 뭐하겠어요'"

김재호 to 문규현 "형 별명 '츄파춥스' 잖아"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