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최다패 위기에 몰린 농구 명가 KCC

2015. 3. 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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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전주 KCC는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전신 현대 시절을 포함해 통산 5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 모비스(전신 기아 시절 1회 포함)와 더불어 최다 우승의 영예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성적은 명문이라는 명성에 누를 끼치고 있다. 이미 플레이오프 탈락이 결정된 올 시즌을 포함해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회를 놓쳤다.

3일 전까지 기록한 올 시즌 성적은 12승40패. 하승진이 돌아왔고 김태술을 영입했지만 김민구가 음주운전에 따른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예상 밖 악재도 있었다. 종합해보면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결과인 것은 틀림없다.

KCC는 남은 2경기에서 어떻게든 최소 1승을 수확하겠다는 각오였다. 팀 통산 시즌 최저 승리라는 불명예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다.

KCC는 전태풍이 떠나고 하승진이 군 복무를 위하 자리를 비웠던 2012-2013시즌 13승41패에 그쳤다. KCC가 13번째 승리를 챙기지 못한다면 올 시즌은 구단 역사에서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남게 된다.

3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원정경기. KCC의 의지는 남달랐다. 경기 초반부터 국내 최장신(221cm) 센터 하승진과 가드 박경상이 힘을 냈다. 2쿼터까지 39-39로 팽팽했다.

3쿼터 들어 양팀이 가진 힘의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승진이 높이를 활용해 수많은 공격리바운드를 가져갔지만 SK가 걷어낸 공격리바운드의 숫자도 만만치 않았다. 공격 옵션은 SK가 더 많았고 KCC는 종종 쉬운 기회를 놓쳤다.

결국 KCC는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SK에 75-89로 졌다. 하승진이 18점, 14리바운드를 올렸고 박경상과 김효범이 각각 18, 13점씩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KCC는 시즌 12승41패째를 기록했다.

허재 전 감독은 2월 초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KCC의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코치, 추승균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추승균 감독대행은 지난 달 26일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힘겹게 부임 후 첫 승을 신고했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는 좀처럼 반전되지 않았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KCC는 SK를 상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SK와 대등하게 싸운 전반전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이 시점에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기가 솔직히 쉽지는 않다"는 추승균 감독대행의 푸념을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았다.

추승균 감독대행은 프로농구 역사상 유일하게 다섯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낀 인물이다. 모두 KCC(현대 시절 2회 포함)에서 이룬 업적이다. 구단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이 남다르다.

추승균 감독대행은 SK전을 앞두고 "비시즌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전제 하에 마치 제3의 입장에 선 것처럼 조심스럽게 차기 시즌 준비 방안을 제시했다. 재활군을 선수단과 분리해 체계적인 선수단 관리를 시행하고 훈련량을 끌어올려 보다 짜임새있는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CC의 차기 사령탑이 누가 될 것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농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KCC는 구단의 프렌차이즈 스타 추승균 감독대행에게 팀의 재건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KCC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오는 5일 창원 LG를 상대로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시즌 최다패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4위 수성을 노리는 LG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크게 뒤진다.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강한 의지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잠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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