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삼성화재 '몰빵' 가능케 한 '희생 배구'의 저력

인천|이용균 기자 2015. 3. 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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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가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프로 출범 이후 7번째 정규시즌 우승이다. 삼성화재는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0(25-20, 28-26, 25-21)으로 이기고 승점 79점째를 챙겼다. 2위 OK저축은행(승점 65)이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 승점 12를 더해도 뒤집기가 불가능해진다. 대한항공은 이날 패배로 준플레이오프 가능성이 사라졌다.

삼성화재의 우승은 뭐니뭐니 해도 외국인선수 레오의 가공할 만한 공격력 덕분이다. 배구는 6명이 하는 경기, 세터와 리베로를 빼더라도 4명. 그러나 레오는 삼성 공격의 6할을 혼자 책임진다. 그 중 57%를 성공시킨다. 삼성화재의 레오 의존 배구를 두고 '몰빵 배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 '몰빵 배구'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추구하는 '희생 배구'다. 메이저리그의 명포수 요기 베라는 "팀 동료들을 내 앞에 세우는 희생을 통해 팀 동료들 곁에 나란히 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올시즌 초반 라이트 박철우가 빠지면서 레오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세터 유광우는 발목 통증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 레프트 류윤식과 리베로 곽동혁은 무릎에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다. 박철우의 빈 자리를 메워 줘야 할 라이트 김명진은 허리가 좋지 않다.

팀 전력을 꾸리기가 벅찰 지경이다. 선수부족을 '돌려막기'로 풀어냈다. 신 감독은 고육지책으로 올시즌 세터 황동일을 라이트로 기용했다. 세컨 리베로 이강주를 레프트로 기용하기도 했다.

부상를 달래가며 뛰는 것, 포지션을 이동하는 것 모두 '희생'이다. 해당 포지션 플레이어로서의 성장 가능성, 부상에 따른 선수 생명 전체를 담보로 한 결정이다. 자신의 공격 기회를 포기하고 레오에게 모두 맡기는 것 역시 공격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포기한 채 내놓는 선택이다.

제 아무리 '호랑이' 감독이라 하더라도 감독의 지시만으로는 희생이 효과를 보지 못한다. 공을 받으려 몸을 날리고, 해보지 않았던 포지션에 자신을 맞추고, 공격하는 척 하면서 페이크 점프를 하는 것 모두 득점에 대한, 승리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 돼야 한다.

레오 역시 이같은 팀 동료들의 희생과 신뢰에 답했다. MVP를 받았던 지난해에서 또 발전해 '책임감'으로 똘똘 뭉쳤다. 레오는 듀스 접전이었던 2세트 막판 6점을 혼자 따내는 등 이날 무려 43점을 몰아쳤다.

삼성화재는 정규시즌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제 4년 연속 우승, 7번의 정규시즌 우승을 넘어 앞으로 또 나오기가 불가능할 8년 연속 챔피언을 노린다.

<인천|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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