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경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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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화는 전통적으로 팀 분위기가 참 좋은 팀이다. FA로 이적한 투수 배영수는 “정말 팀이 잘 뭉친다. 특히 고참들이 잘 한다. 얼마전엔 고참들끼리 돈을 모아 후배들에게 선물까지 했다. 다른 팀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팀 분위기가 좋다는 건 나쁠 것 없는 이야기다. 야구를 잘하는데 도움이 되면 됐지 해가 될 일은 없다.
그러나 한화는 달랐다. 최근 6년간 무려 5차례나 꼴찌를 한 팀. 야구를 못하는 팀이 분위기가 좋다는 건 그리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었다. 서로의 실패를 지적하고 엄히 다스리기 보다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하는데 그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한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팀 분위기는 여전히 좋다. 하지만 더 이상 친목회 분위기만 가지고서는 팀으로서 기능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생겼다. 계속된 하위권 성적이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된 것이다.
한화의 새 감독인 김성근 감독은 ‘아버지 리더십’을 강조한다. 할아버지는 손주가 귀여워 그저 예쁘다며 머리를 쓰다듬기만 하지만 아버지는 혼 내야 할 땐 엄하게 꾸짖는다. 감독은 선수들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좋은 모습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 선수들도 달라진 분위기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배영수는 “잘 해줄 땐 잘 해주지만 미스 플레이에 대해선 선수들 사이에서도 잘못이라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하더라. 확실히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이렇게 하고도 질 수는 없다는 독기가 생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로를 감싸고 위로하는 야구는 적어도 한화에선 한계를 드러낸지 오래다. 한화를 떠난 한 코치는 “너무 가족적인 분위기여서 쉽게 쓴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지나고 보니 그런 부분이 아쉽게 생각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화는 야구를 못한 팀이다. 견제 보다 동정을 더 많이 받았다. 이제 같은 방법으로는 안되겠다는 절박함이 생겼다. 반대로 많이 이기는 경기를 하는 팀의 가족적인 분위기는 팀이 상승세를 타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서로 뭉치고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과연 한화가 아버지 리더십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 할아버지의 따뜻한 미소 뒤로 숨어버릴지, 시즌 성적이 그 결과를 말해 줄 것이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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