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감독의 그린라이트, 강정호 춤추게 할까

입력 2015. 3. 3. 10:03 수정 2015. 3. 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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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브레이든턴) 김원익 기자]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의 두터운 신뢰는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춤추게 할 수 있을까.

감독의 계속된 신뢰에 이어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 유격수 까지, 강정호가 자신의 기량을 펼칠 기회를 확실히 잡았다.

강정호는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브레이든턴에 위치한 맥케크니 필드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4회부터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바로 다음날인 4일 플로리다 오토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 출전을 위한 컨디션 조절 차원의 교체였다.

강정호는 4일 시범경기서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게 된다. 청백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강정호의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은 애초에 결정된 사안이었다. 청백전 내용이나 결과에 관계없이 이미 강정호의 이름이 포함된 라인업은 경기 중 클럽하우스 공식 게시판에 공지가 됐다.

일단 선발 유격수로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른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앞서 24일 공식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허들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서 강정호에게 '2주간의 시간'을 보장했다. 바로 유격수로 강정호를 시험하는 기간이었다. 동시에 최소 2주 동안은 강정호에게 꾸준히 유격수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캠프에서도 허들 감독은 자신의 공언을 지켰다. 2일까지 엿새동안 진행된 스프링캠프서 강정호는 유격수로만 수비 훈련을 소화한데 이어 3일 청백전에서도 블랙팀의 3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물론 주전들이 초반에는 많이 나오지 않는 시범경기라는 점에서 개막전 선발 출전이 엄청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허들 감독이 캠프에서 강정호에게 보여주고 있는 깊은 관심과 태도는 충분한 의미가 있는 신호다.

허들 감독은 공식 훈련 엿새째이자 마지막 훈련날이었던 2일 강정호가 프리배팅서 연속 홈런을 터뜨리자 통역인 김휘경 씨를 대동하고 강정호의 타석에서의 적극성과 공격성을 칭찬했다 .

허들 감독은 이때 '러브'라는 표현을 쓰며 강정호의 적극성에 큰 만족감을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통역 김휘경씨에게 '러브'의 한국식 발음을 배워 강정호에게 '사랑'이라는 말을 직접 썼다. 이후에도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홈런포를 계속해서 때려내자 "전날 어떤 음식을 먹었느냐. 앞으로도 그 음식을 먹어라" 등의 농담을 건네며 친근한 태도로 강정호의 기를 계속해서 붇돋워 줬다.

전날 훈련에서도 이례적일 정도로 강정호를 내내 따라다니며 다양한 대화를 나눈 허들 감독은 공식 인터뷰서도 "강정호는 공격적인 스윙을 갖고 있다. 모든 타자들이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강정호는 지금 캠프에서 많은 것들을 잘 수행하고 있다"며 "내가 할 일은 그저 강정호를 뛰게 놔두는 것이다. 정말 강정호를 데려온 것이 흥분된다. 모든 선수들이 좋아하고 있다. 강정호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아직 팀이 낯설 새로운 선수에 대한 감독의 기살리기로도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허들 감독이 강정호를 대하는 태도와 관심은 이례적일 정도로 특별한 면이 있다. 특유의 융화력과 친근한 카리스마, 그리고 '소통'이 최고의 강점으로 꼽히는 허들 감독이 강정호를 대하고 있는 방식은 '먼저 다가가기'와 '칭찬'이었다.

앞서서도 강정호는 허들 감독이 한국과 관련된 각종 동영상을 미리 공부해, 대면할 당시에 언급하기에 놀랐다는 말을 했다.

낯선 이방인 타자에게 전해지고 있는 감독의 무한 신뢰는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일부의 우려와 달리 강정호 또한 본인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허들 감독의 이런 호감과 신뢰를 이끌어낸 것은 공식 캠프 이전부터 팀에 합류해 차분하고 성실하게 준비를 하고, 적극적으로 캠프 훈련을 소화한 강정호의 자세와 노력이 바탕이었다. 그리고 허들 감독은 강정호에게 '그린라이트'를 내리고 있다. 이제 강정호가 사령탑의 신뢰를 '성과'로 보여줄 차례다. .강정호는 허들 감독의 칭찬에 춤추는 고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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