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한복처럼 양의사로.." vs "그럼 양정치, 양판사냐?"

2015. 3. 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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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대한한의사협회>

-'의학'은 가치중립단어, 의사독식 안돼

-'의사'는 日 의료법 차용한 일제잔재

-의협 반대? 기득권 유지하려는 의도

-양의원, 양방병원으로 구분해 불러야

<대한의사협회>

-양의학? 그러면 양물리학으로 불러야하나?

-한의학도 중국유래, 중국의학이라 불러야

-일제잔재? 한의학이야 말로 일제잔재

-양의원? 간판비만 나올것, 국제적 망신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태호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 한정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의사를 양의사와 한의사로 나눠서 부르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떠실 것 같습니까? 최근 한의사협회에서 '의사라는 단어는 양의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면서 '양의사'와 '한의사'로 구분해서 표현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들고 나섰습니다. 의사협회 측에서도 즉각 반발하는 성명을 냈죠. 한의사협회의 주장이 근거 없는 폄하 발언이라며 일축을 했는데요. 의사 명칭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대립 팽팽합니다. 직접 양측의 의견을 이어서 듣겠습니다. 먼저 한의사협회측 입장입니다. 대한한의사협회의 김태호 기획이사입니다.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 김태호>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은 '의사, 의학'이라는 단어를 '한의사, 양의사' 혹은 '한의학, 양의학'이라고 나눠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이유를 말씀 해주실까요?

◆ 김태호> '의사' 또는 '의학', '의료인'같은 단어가 전체적인 걸 포괄하는 가치중립적인 단어입니다. 상위 개념으로써 하위 개념을 포괄하고 있는데 지금은 개념이 혼동되고 오인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희가 구분해서 명확하게 하자고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런데 현재 관련 법률인 의료법에서 '의학'은 '서양 의학'을 의미하지 않나요?

◆ 김태호> 지금 그런 부분들이 보건의료계에 남아 있는 일종의 일제 잔재라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요. 그런 부분들은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냐는 의미로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내용 중에 '일제의 잔재, 일제강점기의 잔재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 김태호>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법 자체가 광복 이후에 일제시대 당시 의료법을 그대로 차용을 하면서 생긴 문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동안 전통적인 한의사를 의사로 표현을 해 왔던 부분들이 일제시대 의료법을 그대로 원용하면서 없어지면서 생겼던 문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 박재홍>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인데요. 그렇다면 의사협회가 '의사', '의학'이라는 단어를 고수하려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 김태호> 일단 의협에서 반대하는 이유가 본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우리만 의사다,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다'라는 식의 표현들을 많이 쓰고 있기도 하고요. 또 의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현대 의학의 범주에 현대 한의학이라는 것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를 제한하고 '한의학은 의학이 아니다' 또는 '한의학은 현대적으로 발전하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막으려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 박재홍> 이런 반론도 가능할 것 같아요. 지금 몇 십년 동안 멀쩡히 써오던 개념을 왜 이제서야 문제 제기를 하느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김태호> 일반적인 국민들이 사용할 때 거부감이 없는 일반화된 표현을 채택하자는 의미로 저희들이 말하는 거고요. 의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들이 '양의사 / 한의사'식의 개념정립이 훨씬 더 명확하고 또 받아들이기 쉬운 일반적인 표현이기 때문이죠.

◇ 박재홍> 그리고 의사협회에서 이렇게 반론을 하고 있습니다. 한의사협회의 주장대로라면 '클래식, 대중음악가도 양음악가로 불러야 된다. 그리고 야구 선수도 미국 야구 선수로 불러야 되는 것이냐' 이런 반론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재반론하신다면요?

◆ 김태호> 조금 잘못된 예를 드신 것 같고요. 사실 대비되는 개념이 있을 때는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 자연스러운 표현이 있겠죠. 예를 들어서 의복이라는 상위 개념이 있을 때는 하위의 대비되는 개념으로는 '양복 / 한복'으로 구분을 하는 것처럼요. 그런 것은 명확한 표현이고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는 훨씬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 되는 것이죠.

◇ 박재홍> 그러면 한의사협회의 주장대로라면 앞으로 의원도 '양의원', 병원도 '양방병원, 한방병원' 이렇게 구분해서 불러야 된다는 주장이십니까?

◆ 김태호> 네, 그것이 훨씬 더 개념 자체가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이고 또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편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 박재홍> 외국에서는 그러면 이 두 개념을 구분해서 쓰는 곳이 많이 있나요, 어떻습니까?

◆ 김태호> 외국에서 한의학 개념이 없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그런 곳들은 보통 통합의원이나 협진진료로 하나의 개념으로 포괄해서 보고 있고요. 우리나라와 조금 비슷한 제도를 갖고 있는 중국 같은 경우에는 '중의' 또는 '서의'로 명확하게 명칭을 구분해서 쓰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따로따로 구분하는 명칭을 써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태호> 감사합니다.

◇ 박재홍> 대한한의사협회의 김태호 기획이사였습니다. 이어서 의사협회측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 한정호 교수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한정호>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한의사협회가 주장하는 '양의사', '양의학'이라는 단어가 맞지 않다고 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한정호> 어느 날 갑자기 일본이나 하와이나 이런 데서 자기네가 전통수학을 한다고 자기네가 오진법 쓴다고해서 자기네 수학만 '하와이수학', '일본 수학'이라고 하고, 전세계의 모든 나라가 사용하는 수학이나 물리학, 생물학은 "'양수학', '양생물학'이라고 이름을 불러라. 그리고 수학이라는 이름은 독점이다"라고 한다면 그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시겠어요? 마찬가지입니다. 200~300년 전이라면 학문의 교류가 없었으니까 외국에서 들어오는 학문을 '양수학'이라고 불렀겠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거든요.

◇ 박재홍> 그런데 한의사협회의 주장은 '한의학도 의학의 하나의 범주이고. 그렇기 때문에 큰 의학의 범주 아래에 한의학과 양의학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한정호> 그러니까 전세계적 의학을 봤을 때 한의학이 0.1%나 될까요? 99.9%의 주류 의학이 있는데 자기네는 0.001% 되는 한의학이라는 게 있으니까 나머지 의학이 독점이다라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예요. 미국의 인디언들이 자기네가 전통적인 인디언의 의술이 있으니까 나머지 의학은 영국에서 넘어온 영국의학이라고 불러라고 주장을 하는 거예요.

◇ 박재홍> 그런데 이런 반론을 하네요. "의학이라는 단어의 뜻이 국어사전에 보면 '인체의 구조나 기능, 질병, 치료, 예방, 건강유지의 방법이나 기술 따위를 하는 학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도 의학의 범주에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의학의 범주에 한의학과 양의학이 구분되어야 한다" 이런 주장인데요?

◆ 한정호> 국어사전에 한의학이 뭐라고 나오냐면 '중국에서 전래되어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한 전통의학'이라고 나와요. 그러면 한의사협회 말대로라면 한의학이 아니라 중국의학이에요. 우리나라의 사법체계도 지금 원래 전통 사법체계가 아니잖아요. 조선시대 때의 사법체계가 아니니까 우리나라 정치가 양정치고요. 판사는 양판사로 불러야 해요. (웃음) 마찬가지입니다.

◇ 박재홍> 그러한 반론에 대해서 한의사협회측에서는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두 개의 학문을 다른 학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를 테면 대립적인 개념이라는 거죠. 이를 테면 한복이나 양복처럼 구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역시 한의학과 양의학도 구분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마는?

◆ 한정호> 그렇죠. 마찬가지로 200~300년 전 그때 양복이 들어왔고 그렇게 불렀으니까 양복이라는 단어가 남아 있는 거잖아요. 지금 우리나라 국민이 헷갈린다는 것도 한의사들은 헷갈리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렇게 헷갈리지 않거든요. 그럴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미개하지 않아요.

◇ 박재홍> 또 하나 역사적인 근거를 대기도 합니다.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의사는 한의사만을 칭하는 단어였는데 일제강점기 때 민족말살정책으로 인해서 한의사가 의사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게 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반론을 하신다면?

◆ 한정호> 일제시대 얘기를 하셨는데요. 중의학, 한의학이야말로 일제시대의 잔재죠. 정작 식민지를 만든 우리나라 조선과 대만에서는 현대식 의대를 설립하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 당시에 토속 의학인 중의학을 그냥 하도록 방치를 해 놨어요.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에 의해서 부활한 게 중의학이거든요.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근대화과정을 거친 나라라면 토속의학이 제도권 의학에 들어와 있어서 면허를 만들어 준 나라는 없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 한정호> 사회주의의 잔재죠.

◇ 박재홍> 한의사협회의 주장은 '서양의원, 서양병원 등으로 간판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겠습니까? 만약에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경우에 어떤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보십니까?

◆ 한정호> 일단 간판비가 많이 나오겠죠. (웃음) 그리고 서양의사, 서양병원 이런 게 받아들여질리 없고요. 그러면 전세계적인 망신이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정호> 네.

◇ 박재홍>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한정호 교수였습니다. 의사명칭을 둘러싼 한의사협회와 의사협회의 갈등,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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