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형' 손흥윤, 2년 연속 세계무대 도전하는 사연

풋볼리스트 2015. 3. 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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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축구팬들은 주말 밤이면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발끝을 주목한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지난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큰 선물을 줬다. 소속팀인 바이에른레버쿠젠에서 활약하는 청년의 모습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이야기 꽃을 선사하고 있다.지난 1월, 축구팬들은 2015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울고 웃었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굵은 땀방울을 흘린 태극 전사들을 향한 찬사는 끊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주말 밤마다 유럽에서 전해오는 소식들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이야기 꽃을 선사하고 있다.특히 바이언레버쿠젠에서 활약하는 손흥민(23)의 활약은 해외파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축구인 집안'에서 자라난 손흥민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부친 손웅정씨와 형 손흥윤씨다. 부친이 직접 손흥민이라는 한국 축구의 기둥을 길러낸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형 손흥윤의 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았다.중학교 3학년에 축구를 시작한 손흥윤은 대학 1학년까지 축구 선수로 활약했다. 한때는 태극마크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부친은 잠시 손흥윤이 다른 길을 걷길 바랬지만, '축구 DNA'는 숨길 수 없었다. 독일로 건너간 손흥민과 지내며 분데스리가 5부리그 할스텐벡 렐링겐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고,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한국으로 돌아온 손흥윤은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축구가 아닌 풋살 지도자가 명확한 꿈이 됐다. 부친이 만든 손웅정축구교실에서 낮에는 유망주들을 길러내고, 밤에는 지인들과 '풋살아카데미'라는 팀을 만들어 풋살을 즐겼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도 다수 차지했다. 취미로 끝날 것 같았지만, 지난 2014년 손흥윤에게 새로운 도전이 찾아왔다. 바로 '세계 무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후원사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진행한 '스탠다드차타드 트로피컵 2014'였다. 당시 국내 대회는 유투브를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됐고, 동생 손흥민은 독일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형을 응원했다. 손흥민의 기운이 전해졌을까? 손흥윤은 결국 '풋살아카데미'를 이끌고 국내 대회에서 강팀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지난 해 5월, 안필드에서 세계 가 펼쳐졌다. 전세계 14개국 대표팀과 리버풀의 성지, 안필드에서 맞붙었다. 우승을 노렸지만, 세계 무대의 벽은 높았다. '풋살아카데미'는 조별리그 3위로 탈락했다. 아무나 설 수 없는 안필드에 선 것 만으로 위안을 삼았다. 당시 리버풀의 전설 로비 파울러는 손흥윤이 태국을 상대로 득점한 모습을 보고 "환상적이었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며 엄지를 올리기도 했다.대회 종료 7개월이 지나고 만난 손흥윤은 "안필드에 다시 가야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올해에도 개최되는 '스탠다드차타드 트로피컵 2015'에 대한 욕심이었다. 국내 대회와 달리 별다른 상금도 없지만,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강한 동기부여였다. "도전의 이유는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어요. 좋지 않은 성적으로 돌아왔지만, 각국 선수들과 맞붙는 것 만으로도 축구공을 보는 눈이 새롭게 열려요" 손흥윤에게 올해 개최되는 국내 대회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은 무의미했다.2014년 안필드에서 개최된 대회 당시 손흥윤은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영국, 중동 팀들과의 경기에서 상대와의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국내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난 대회에서 어쩌면 앞만 보고 달린 본인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우승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안필드에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상대들과 함께 즐거운 경험을 한다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가치가 되더라고요. 평생 살면서 언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특권이었다고 봐요" 손흥윤은 당시 세계대회 출전 뿐만 아니라 리버풀의 레전드에게 직접 코칭을 받을 기회까지 얻었다. 이안 러시, 디트마르 하만, 로비 파울러 등 리버풀의 전설에게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리버풀의 훈련장에서 수 시간 동안 함께 땀을 흘렸다.

손흥윤은 올해 다시 한 번 '풋살아카데미'라는 이름의 팀과 함께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 먼저 3월 14일과 15일 그리고 28일에 개최되는 국내 예선과 결선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세계 대회를 향한 첫 걸음이다. 이미 국내 100여 개 팀이 참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신청을 했다. 오는 8일까지 신청이라 참가 팀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에 손흥윤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하면 오는 5월 7일과 8일 양일간 안필드에서 다시 세계 대회가 펼쳐진다.손흥윤은 '도전'에 방점을 찍는다. "지난 대회에서 우승하고 안필드를 다녀온 후 다른 국내 팀들에게 질투의 시선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올해에도 한국을 반드시 대표하고 싶고, 또 세계 무대에서 '함께하면 더 즐거운 축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 손흥윤은 지난 해 스탠다드차타드 트로피컵을 통해 어린 시절 꿈을 꿨던 태극마크의 꿈을 이뤘다. 영국을 방문했던 4박 6일간에 지나지 않았지만 꿈이 현실로 이뤄진 순간의 희열과 성취감 그리고 경험이 남긴 여운은 길었다.손흥윤은 지난 대회 후 동생 손흥민에게 "형이 안필드에 미리 가 봤는데 나중에 혹시 잉글랜드에 진출하려면 체력 좀 길러야 한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동생 만큼이나 유쾌한 청년이다. 사실 다시 안필드에 다녀오고 싶은 이유는 따로 있다. 자신이 지도하는 어린 유망주들에게 도전하지 않으면 성취도 없고, 성공과 실패의 환희와 희열 역시 느낄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서다. 도전은 계속되고,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손흥윤이 스탠다드차타드 트로피컵을 다시 품에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또 득점' 살라, 피렌체행은 '신의 한수'였네헨더슨, '리버풀의 혼' 자격 증명한 활약김진수, 호펜하임 서포터 선정 '2월의 선수''변화무쌍' 리버풀의 힘, 멀티플레이어들[ACL 포커스] 수원의 中 원정 결의…"승리 잊고 절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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