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인터뷰] KIA 최희섭 "몸 상태는 100%.. 원없이 야구 하고 싶어"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2015. 3.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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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오키나와(일본)=김성태 기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원없이 야구를 하고 싶다."

은퇴를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더욱 갚고 싶었다. KIA 최희섭(36)이 2015 시즌을 앞두고 부활의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최희섭은 1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과의 연습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못내 아숴워 했다. 그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새삼 야구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보이면서 "올해는 오로지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한때 KIA의 간판타자가 마치 신인같은 각오를 드러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 2007년 KIA에 입단한 그는 2009년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435타수 134안타, 타율 3할8리 33홈런을 앞세워 팀의 열번째 우승을 일궈낸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3년에 그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뒤 1군 무대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2군 경기마저 출전하지 않았다. 재활에 몰두하며 다시 그라운드에 오르기를 꿈꿨다. 그 사이, 팬들의 마음속에 최희섭이라는 이름은 지워졌다. 연봉은 고스란히 받으면서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그를 보며 팬들은 기대 대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팀 역시 8위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자리에 없었다. 그를 향한 비난의 화살은 더욱 많아졌다. 하지만 새롭게 부임한 김기태 감독 아래에서 그는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그는 "다시 KIA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함께 야구를 하는 것 자체를 행복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시는 야구를 못 할줄 알았다. 그래도 마지막에 기회가 와서 참 다행이다"라고 복귀에 대한 속마음을 이야기 했다.

지루한 재활을 끝내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최희섭의 표정은 밝았다. 1년이 넘도록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선수에게 제일 중요한건 그라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달려있다. 실력이 모든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팬들의 곱지 않은 눈길도 알고 있었다. 그는 "팀이 최근 몇년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제가 성적이 좋을 때는 팀도 잘 나갔고, 그렇지 못할 때는 팀도 하락세였다. 과거에 좋았던 모습을 많이 기대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프로는 곧 실력이다. 기회가 왔으니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얼굴은 검게 그을렸다. 더운 날씨 탓에 땀은 비오듯 쏟아졌지만, 훈련을 하는 도중에도 최희섭은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프리배팅을 할 때, 그가 쳐낸 타구는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가볍게 치는 듯 했지만 타구는 어김없이 쭉쭉 뻗어나갔다.

최희섭은 "오랜만의 캠프다. 공백기가 길어서 적응하는데 문제는 있었지만, 감독님이 믿고 맡겨 주신다. 몸 관리나 컨디션 조절도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며 김기태 감독의 배려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또 "캠프에서 매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배려해주시고 믿음을 주시니 오히려 야구에만 집중하게 됐다. 마음속으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보답해드리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덕아웃에서 훈련 준비하는 도중, 외국인 선수인 브렛 필이 그에게 훈련 일정을 물어보았다. 최희섭은 역시 자연스럽게 답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1루수라는 포지션의 경쟁자이기도 한 필이지만 그는 경쟁보다 팀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필과 함께 새롭게 합류한 필립 험버와 조쉬 스틴슨까지 캠프에서 선수들과 자리도 만들고 밥도 먹었다. 이전에는 야구장에서만 대화를 나누었지만, 올해는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야구는 실력 뿐 아니라 적응도 매우 중요하다. 같이 미국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기에 도와주고 싶다. 필도 잘하고 저도 잘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결론적으로 팀이 좋아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팀이 항상 좋을 수는 없다. 힘들고 어려울 때 고참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직은 도움이 많이 못 되고 있지만, 주장 이범호와 함께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표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추신수와 한국무대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인 강정호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두 선수 이전에 미국에서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가 바로 최희섭이었다. 하지만 그는 과거에 대한 미련보다는 얼마 남지 않는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 하기 위해 절치부심 하고 있었다.

최희섭은 "제가 할 수 있는건 오로지 야구뿐이다. 물론 많은 경기에 뛰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부상없이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속 시원하게 야구 해보고 싶다"라고 작은 소망을 이야기 했다.

컨디션도 정점을 치닫고 있다. 그는 "컨디션이 100%"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조금 달랐다. 그는 "여태까지 야구를 하면서 퍼센테이지로 야구를 한 적은 없다. 항상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야구를 할 수 없다. 경기에 나서려면 몸과 마음이 100%가 돼야 한다. 연습경기도 저에겐 연습이 아니라 실전이었다"라고 말했다. 부활의 다짐을 외친 최희섭에게 2015년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dkryuj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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