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 얼마나 혼탁하면.. 피싱 문자 등장

강창욱 기자 입력 2015. 3. 3. 02:51 수정 2015. 3. 3.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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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100만원 입금하면 눈감아"

'선거 관련해서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습니다.'

11일로 예정된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시작하는 휴대전화 피싱(금융사기) 문자메시지(사진)가 등장했다. 네가 한 불법 선거운동을 알고 있으니 처벌되기 싫으면 돈을 내놓으라는 내용이다. 이 문자는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발송됐다. '제 발 저린' 사람을 노린 이 사기 수법은 이번 선거가 얼마나 혼탁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찰청은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사칭한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 선거인 등에게 발송해 돈을 요구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선거인 A씨는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6일 선관위 대표번호를 발신번호로 '선거 관련해서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습니다. 엄중 경고합니다. 허나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가고자 합니다. 서로 윈윈하는 의미에서 아래 계좌로 백만원만 입금하시면 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서로 조용히 처리하시죠. 만에 하나 알리거나 신고될 경우 모든 책임은 당신이 지게 됩니다. 명심하세요. 지켜보고 있다는 걸'이라고 경고 문구까지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는 무작위로 발송된 피싱 미끼로 확인됐다. 선거인에게만 발송됐는지, 실제 입금한 사람이 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선거인이었다. 경찰은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인이 240만명이나 돼 '아무나 한 명만 걸려라' 하는 식으로 보낸 것 같다. 선거가 임박함에 따라 이런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까지 조합장 선거사범 523명을 수사해 1명을 구속하고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9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범죄 유형은 금품·향응 제공이 57%로 가장 많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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