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업소들 '3000만원+직원 채용' 치명적 유혹

강승현기자 2015. 3. 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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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고 돈도 버세요".. 성형·해외여행 내걸고 '위험한 유혹'

일부 병원 계약따기 경쟁 "무작정 믿으면 족쇄 우려"

"3000만 원+α, 예뻐져서 돈 많이 벌 수 있다면 아낌없이 지원해 드릴게요. 메이저급 병원과 제휴! 성형비용 과감히 지원합니다."

2일 한 유흥업소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직원으로 채용 시 성형수술을 지원해주겠다'는 글이 수십 개씩 올라왔다. 자신을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 직원이라고 소개한 김모 씨는 "성형 지원을 통해 외모와 수입을 최고로 만들어주겠다"면서 "최고 3000만 원까지 수술비용을 지원해 주겠다"고 장담했다.

그는 "면접만 보면 바로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있다"면서 "수술을 먼저하고 출근은 회복이 다 된 후부터 하면 된다"고 글을 남겼다.

이날 게시판에 글을 올린 강남 일대 유흥업소 직원들은 대부분 하루 100만 원 이상의 높은 수익 보장은 물론, 부위에 상관없이 성형수술을 지원해 주겠다며 여성들을 꼬드겼다. 일부 업소에선 고급 외제 차와 골프 강습, 월 1회 해외여행 지원까지 조건으로 내세우며 구직자들의 환심을 샀다.

실제 문화일보 취재팀이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 접촉해 '성형지원 여부'를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의 업소에서 성형수술을 100% 지원해주겠다"면서 "일단 업소로 찾아오라"며 면접을 권유했다. 그는 "수술을 하는 데는 전혀 비용이 들지 않으니 걱정 말라"면서 "강남 유명 성형외과와 제휴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형수술 지원을 받을 경우 단기 아르바이트는 불가능하다"며 조건을 내걸었다.

최근 유흥업소들이 이처럼 성형수술이나 피부관리 등을 내세우며 '직원 모시기'에 나서면서 일부 성형외과 병원은 유흥업소와 전속 계약을 맺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서울 강남 일대 성형외과의 경우 유흥업소와 계약을 맺기 위해 해당 업소에서 꾸준히 술을 마시는 등 제휴를 맺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의 A 성형외과 전문의는 "유흥업소와 한 번 거래를 트면 업소 직원들이 바뀔 때마다 수술 의뢰가 들어온다"면서 "유흥업소 여성들은 양악 수술처럼 큰 수술도 많이 하기 때문에 병원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전속계약을 맺으려면 아무래도 술집 관리자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면서 "회식이나 약속 등을 일부러 특정 술집에 잡아 술을 팔아주면서 환심을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작정 광고에 속아 덜컥 성형 등 지원을 받을 경우 '족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경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천만 원을 들여 성형 지원을 해준다는 것은 일종의 미끼"라면서 "인신매매나 성매매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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