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美 셰일오일 고사작전' 성공하나

입력 2015. 3. 1. 17:08 수정 2015. 3. 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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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국제유가가 1월 중순을 저점으로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른바 미국 셰일오일 '고사작전'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가 급락하는데도 예전처럼 유가 견인을 위해 감산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지난해 11월27일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회원국이 산유량을 줄이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오일 전쟁'이 촉발됐다.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서 일부 반발했지만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OPEC 회원국은 자신들만 감산할 수 없다며 미국, 멕시코 등 비회원국이 "셰일오일을 무책임하게 생산한다"고 비난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엔 배럴당 50달러 안팎의 저유가가 계속되면 생산단가가 높은 미국의 셰일오일이 결국 손을 들고 말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과거처럼 유가가 하락하면 감산해 공급을 줄이는 대신 반대로 증산하거나 산유량을 유지하는 '약탈적 가격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유가 전쟁을 촉발한 11월27일 이후 석 달간 수치상으로 보면 사우디의 작전이 먹혀들어가는 국면이다.

유럽에서 주로 소비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1월12일 배럴당 46.59달러로 최저점을 기록했다가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62.58달러로 한 달 반 만에 34% 상승했다.

아시아권 원유 수입국에 영향이 큰 두바이유 현물가도 1월20일 배럴당 45.28달러에서 지난달 27일 59.96달러로 올해들어 처음으로 60달러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미국 내에서 팔리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월28일 배럴당 44.45달러에서 상승세이긴 하지만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난달 27일 49.76달러로 거래됐다. 여전히 자국산 셰일오일 공급과 재고가 가격 상승을 막는 탓이다.

저유가가 얼마나 미국 셰일오일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베이커 휴즈의 미국내 셰일오일·가스 시추 설비인 리그(rig)의 가동대수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OPEC 회의 직후인 지난해 12월5일 미국 내 셰일 리그 가동대수는 1천920대였지만 지난달 27일 현재 1천267대로 34% 감소했다. 이는 WTI가 배럴당 80달러대였던 2010년 1월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두바이의 스탠다드차타드 연구센터 마리오스 마라테프티스는 블룸버그에 "리그 가동대수가 감소해 미국의 월별 원유생산량은 4월부터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 원유생산 전망치를 일일 평균 942만배럴로 잡았다가 최근 930만배럴로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프란치스코 블랑쉬 상품연구총괄도 "가격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OPEC의 전략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원유 산업에 투자가 감소해 결국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눈앞의 고통을 감수하고서 멀리 내다본 사우디의 버티기 작전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오히려 지난달 생산량을 늘렸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8일 OPEC 회원국의 일일 산유량이 전달보다 16만3천배럴 많은 3천56만8천배럴을 기록했는데, 사우디와 UAE, 이라크가 이를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사우디의 계산대로 미국의 셰일오일이 이대로 고사할 것이라는 데 회의적인 분석도 내놨다.

셰일오일 업계의 인수·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산유량이 눈에 띄게 급락하는 현상도 아직도 벌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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