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모바일 제국' 자동차의 미래를 만든다

2015. 3. 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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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제의 창]

'21세기 모바일' 제국이 '20세기 모바일' 제국을 노린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 실체가 이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애플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애플이 과거와 현재의 모바일 기술을 집약해 '차세대 모바일'을 탄생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테슬라와 구글에 이어 애플까지, 이젠 자동차의 미래도 실리콘밸리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윤곽 드러나는 애플 '무인 전기차' 개발테슬라에서 전문가 50여명 데려가구글 등 무인차 개발 박차"진입 장벽 높아" "기존 구도 파괴될 것"

애플이 극비리에 무인전기차 개발에 나섰다는 소문이 올해 초부터 끊이지 않았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 등에서 인재를 빼갔다는 소식부터, 애플이 몇년 전부터 자동차 개발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주장도 있었다. 최근엔 애플이 2020년까지 무인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설마했던 정보기술(IT)업계도 이젠 소문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애플의 막대한 자금력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애플은 지난 분기 180억달러(19조8000억원)의 기록적인 순이익을 냈고,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1780억달러의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 최고경영자인 팀 쿡이 직원들에게 공세적인 신사업 진출을 주문해왔다고 전했다.

또 애플은 지난해 차량용 운영체제(OS) '카플레이'(CarPlay)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등 기기 간의 연동 기술도 강점이다. 전기차 시장이 걸음마 단계라는 환경도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근거로 꼽힌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존슨은 투자자들에게 "드디어, 애플 브랜드가 차세대 자동차 고객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글을 써 보냈다. 돌아보면 애플은 엠피3플레이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지만 얼마 뒤 독보적인 지위로 올라섰다.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출 소식에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실제 자동차를 미래의 스마트폰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차 속으로 들어간 스마트폰', 이른바 '커넥티드 카'가 자동차업계의 화두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들이 점점 차의 '정보력'을 따지게 된다는 전망이다.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주차 지시를 한다든가, 최첨단 자동주행 능력이 자동차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커넥티드 카에 대한 특집 기사를 실으며 "자동차는 각종 다양한 기술의 집합체가 될 것이다. 결국엔 자동차가 이동 시스템에 통합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자동차업계에서는 신차를 선보이는 데 5~7년가량이 걸린다고 본다. 업계 밖에서 시작하려면 10년도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애플이 맨땅에 헤딩 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애플은 이미 테슬라에서 50여명의 전문가를 데려갔다. 매사추세츠의 배터리 생산업체 A123 시스템스에서는 5명을 모셔갔다. 이 업체가 애플을 상대로 낸 소장에는 애플이 엘지화학과 삼성전자, 파나소닉, 도시바 등에서도 배터리 전문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의 연구개발 책임자도 지난해 애플에 합류했고,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엠(GM)에서 20년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렇게 모인 전문인력 200여명 이상이 '타이탄'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 아래 신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정보기술업계의 공룡이 자동차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애플이 처음은 아니다. 구글은 2010년부터 전기로 구동하는 무인자동차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 도로에서 수십만㎞에 이르는 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말 선보인 구글 카의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협력업체도 찾고 있다. 애플의 카플레이와 같은 '안드로이드 오토'도 내놨다.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 테슬라는 지난해 3만5000대를 팔았다.

전문가들은 당장 디지털 공룡들이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자동차 시장은 진입 장벽이 워낙 높은데다 경쟁이 극심해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특성은 실리콘밸리에 익숙한 환경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애플을 비롯한 실리콘밸리가 기존 산업의 구도를 파괴하며 성장해온 점을 들어,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들이 자리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한다. 미국 자동차연구소의 브렛 스미스 부장은 "애플은 사용자환경을 놀라울 정도로 잘 다룬다"며 '애플 카'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은 또다른 기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의 자동차를 둘러싼 실리콘밸리와 기존 자동차업계의 불꽃 튀는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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