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모비스, KBL 최다 1위 자체 경신..비결은?

최창환 기자 2015. 3. 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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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울산 모비스가 KBL 역대 최다 정규리그 1위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1일 모비스와 선두경쟁을 치르던 원주 동부가 서울 SK에 69-75로 패, 모비스는 잔여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동부, SK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모비스는 6라운드 맞대결에서 양 팀에 모두 승, 유리한 고지를 유지해왔다.

모비스는 KBL 출범 이래 19번의 시즌을 치러오면서 6번의 정규리그 1위를 차지, 자체적으로 갖고 있던 이 부문 최다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특히 피버스로 팀명을 바꾸고 유재학 감독을 영입하면서 제2의 창단이라 칭할 만큼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을 꾀했던 2004-2005시즌 이후에는 정규리그 1위 5회, 2위 3회를 기록했다. 11시즌 중 7차례나 플레이오프 4강에 직행하면서 왕조를 재건한 것이다.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모비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함지훈, 이대성, 박종천이 수술과 재활로 비시즌 훈련을 재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불성실한 훈련태도를 보였던 로드 벤슨까지 퇴출시키면서 전력에 차질이 생겼다.

설상가상 천대현은 훈련 도중 아킬레스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고. 주장 양동근과 유재학 감독도 국가대표 차출로 자리를 비우면서 비 시즌에 정상적인 팀 훈련을 치러내지 못했다.

이와 같은 악재 속에서도 예상을 뒤엎고 모비스가 또 한 번의 입지전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를 집중 분석했다.

유재학 감독의 시스템 농구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은 모비스와 유재학 감독의 대명사라 할 만큼 변함없는 강점이었다. 이는 비시즌 동안 강도 높은 체력훈련과 반복적인 팀 훈련을 유지해야 가능하다.

유 감독은 오랜 재임 기간 동안 그 과정을 시스템화 해왔다. 모비스가 유 감독의 공백과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조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체력훈련 및 기본 전술 훈련이 오랜 세월 구축해둔 시스템에 따라 착실하게 진행된 덕분이다.

6∼7월에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재활에 집중하면서 시즌을 위한 체력을 끌어올린다. 선수 각각의 개인 기량 향상을 위한 훈련들도 이 기간에 이루어진다.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팀 훈련에 들어갔다. 시즌에 적용할 전술들은 비시즌 훈련을 맡은 김재훈, 조동현 코치가 유 감독에게 전달받아 전술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나갔다. 유재학 감독과 주축 선수들의 부재 속에서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시스템을 통해 순조롭게 진행해왔고 시즌 직전에서야 구성된 정상 라인업도 개막과 함께 큰 무리 없이 재 기량을 발휘해나갔다.

주축 4인방, 3년간 동고동락

모비스 전력의 핵심을 이루는 주축선수 4인방. 양동근을 추축으로 함지훈, 문태영 그리고 외국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까지 4명의 주축선수가 지난 3시즌간 동고동락하며 손발을 맞춰왔다는 점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하는 모비스 농구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보다 세밀한 전술 구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약속된 플레이 이외에 서로의 세세한 습관까지 이해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주축 4인방은 평균 55득점 23리바운드 13어시스트 이상을 합작, 팀의 공·수를 이끌어왔다.

윌리엄 존스컵 우승, 자신감과 성장

모비스는 지난해 8월 대만에서 열린 제36회 윌리엄 존스컵 대회에 KBL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했다. 하지만 부상과 국가대표 차출로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단 8명의 선수만이 출전했다. 주전급 선수는 문태영이 유일했고, 교체할 수 있는 선수도 부족한 만큼 그 누구도 대회 성적에 기대를 걸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모비스는 홈팀 대만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두 차례 승리를 거두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를 치르는 과정을 통해 송창용, 전준범 등 지난 시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어린 선수들에게는 경기경험을 쌓으며,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라틀리프가 팀의 골밑을 책임지는 주축 선수로 성장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도 악조건 속에서도 기적과 같은 결과를 일궈냈다는 측면에서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로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성과였다.

리더 양동근

2004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이래 11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양동근은 유재학 감독과 함께 모비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군 복무시절을 제외한 9시즌 중 모비스가 4번의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동안 양동근은 늘 중심을 지켰다.

양동근은 뛰어난 재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항상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 와중에도 동료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펼칠 수 있게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발 더 뛰면서 배려한다.

특히 올 시즌에는 이대성의 부상, 백업 가드들 부진 등으로 양동근의 짐은 그 어느 시즌보다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양동근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후유증도 뒤로하고 정규리그 전 경기에서 평균 35분 이상을 소화해내면서 팀을 이끌어왔다. 특히, 정규리그 1위의 분수령 이었던 6라운드 SK, 동부와의 맞대결에서는 각각 22득점, 19득점을 기록하면서 해결사 역할까지 맡았다. 양동근의 리더십은 팀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땀이 있어야 결실도!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는 무려 5개월 동안 54경기를 치러 최고의 승률을 거둔 팀에게 돌아간다. 꾸준한 성적이 뒷받침돼야만 긴 여정을 통해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을 수 있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챔피언결정전 우승보다 오히려 값진 열매다.모비스 농구단이 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는 비시즌 동안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비스 농구단은 10개 구단 중 가장 땀을 많이 흘리는 팀으로 유명하다.

모비스의 선수들은 정규시즌이 끝나면 각자의 훈련에 들어간다. 일종의 숙제라고 할까? 선수들은 본격적인 팀 훈련이 시작되는 8월 전까지 몸 만들기에 나선다. 이유는 간단하다. 8월에 '공포의 지옥훈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비스 선수들은 공식적인 팀 훈련이 시작되는 8월에 앞서 스스로 몸을 만들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즉, '정직한 땀방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마음에 새기고, 팀 훈련을 이겨내기 위해 각자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경쟁력이 생기고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생성된다. 모비스 농구단이 항상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선수들이 코트 위에 흘린 많은 땀방울 덕분이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프런트의 아낌없는 헌신

모비스 농구단의 구단주인 정명철 사장과 단장인 정호인 전무는 유재학 감독에게 선수단 운영에 대한 전권을 일임했고, 전폭적인 지원과 격려를 통해 농구단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임직원들은 수도권에서 열리는 경기에 한 번도 빠짐없이 경기를 참관하며 농구단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보내줬다.

한편, 모비스 농구단의 프런트는 선수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단을 위해 묵묵히 헌신했다.

# 사진 유용우, 윤민호 기자# 자료 제공 모비스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3-01 최창환 기자( doublec@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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