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원석' 박지혜·송가연, 미모 아닌 실력 입증하려면..

스포츠 입력 2015. 3. 1. 08:44 수정 2015. 3. 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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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유부녀 파이터' 박지혜(26·팀포마)와 '터프 소녀' 송가연(21·팀원)은 로드FC 여성부를 대표하는 유망주들이다.

빼어난 미모로 데뷔 초부터 유명세를 탄 이들은 어느덧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여전히 척박한 국내 MMA 상황 속에서 험난한 무대에 뛰어들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칭찬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일각에서는 어설프고 서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잠재력과 상품 가치를 지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순 없다.

박지혜(1승)와 송가연(1승 1패)은 이제 막 파이터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한 신인들이다. 한창 젊은 나이인 만큼 향후 어떻게 진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이들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기 때문이다.

진화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방향도 중요하다. 그간 스포츠계에서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방향을 잘못 잡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사례가 수없이 많았다. 그녀들의 행보 역시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박지혜와 송가연은 경기를 통해 장단점을 노출했다. 둘 모두 1승은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1경기 더 치른 송가연의 패배 역시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 컸다.

물론 선수가 몸에 익은 파이팅스타일을 바꾸기는 대단히 어렵다. 미르코 크로캅이나 멜빈 마누프가 그라운드 싸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그래플링이 늘지 않고, 필 데이비스나 제이크 쉴즈가 카운터펀치가 필요 없어서 장착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대다수 선수들은 각자 자신만의 강점과 약점이 존재하고 그러한 부분의 차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강점을 극대화시켜서 성공적 프로 커리어를 이어간다. T.J. 딜라쇼같이 느닷없이 단점이 강점으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박지혜는 그래플링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보였지만 타격에서는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체급 내 신장이 좋은 편인만큼 거리싸움만 잘해도 펀치로 많은 포인트를 따낼 것 같았지만 워낙 타격 파워가 약해 상대에게 전혀 위협을 주지 못했다. 펀치가 약하다는 것은 앞으로도 큰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약체인 이리에 미유(22·팀소버린)에게도 통하지 않았던 타격파워인 만큼 향후 맞붙을 상대선수들이 펀치공격을 무시하고 거세게 압박해 들어오면 어려움에 빠질 공산이 크다.

박지혜는 선수 생활 초창기 파브리시오 베우둠이 그랬듯 스탠딩에서는 회피위주의 수비에 집중하고 그라운드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패턴으로 발전해 나가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물론 그럼에도 스탠딩에서의 화력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는 만큼 펀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힘이 덜 실려도 상대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킥이나 무릎 공격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베우둠 역시 지금처럼 타격까지 일취월장하기 전 펀치는 철저히 견제용으로만 썼다. 어느 정도 상대의 반격까지 염두에 둔 채 원거리에서의 적당한 킥과 클린치시 신장을 살린 니킥 정도가 스탠딩에서의 주옵션이었다. 박지혜는 동 체급에서 신장이 좋은 편인만큼 무릎공격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여차하면 그라운드로 끌고 가기에도 좋다.

작지만 다부진 체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송가연은 박지혜에 비해 타격 파워가 좋다. 본인도 타격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상대와의 난타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다수 스트라이커형 파이터들이 그렇듯 너무 공격적으로 인파이팅을 벌이다보면 스스로 위기에 빠진다.

테이크다운의 먹잇감이 될 수 있으니 자신만의 방어 거리 확보가 중요하다. 지나친 인파이팅은 가지고 있는 타격능력 마저 봉인해버릴 수 있다. 사이드스텝을 적극 활용해 치고 빠지는 전략과 많이 치기보다는 정확성을 갈고닦아 카운터를 노리는 파이팅 스타일도 필요하다.

자신만의 장단점이 확실한 두 여전사 박지혜와 송가연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로드FC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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