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안의 또다른 섬, 아름답다는 말 외에는

2015. 2. 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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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섬 속의 섬, 우도의 봄

[오마이뉴스 김민수 기자]

▲ 종달리 두문포구

종달항에서 우도행 배를 타고 두문포구를 떠나며 바라본 종달리 풍경, 종달리 지미봉이 우뚝 서있다.

ⓒ 김민수

우도로 들어가는 배편은 성산항과 종달항 두 군데가 있다.종달리 두문포구에서 출발하는 도항선은 성산항 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간만 맞추면 조금더 한적하게 배편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점이라면, 배가 작아 파도에 많이 흔들린다는 점이지만 그것이 장점일 수도 있겠다.

종달항에서 우도로 가는 도항선을 탔다.주로 성산항을 많이 이용했던 터라 종달리 두문포구의 모습이 생소하고도 정겹게 다가왔다.

▲ 종달리 두문포구

저 멀리 오름들과 한라산이 펼쳐지고 있다.

ⓒ 김민수

종달리에서 멀어질수롤 우도와 가까워지고, 우도와 가까워질수록 오름들의 행렬은 아스라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저 멀리에 한라산 백록담이 보인다. 물론, 날이 맑을 때의 이야기다.

약 15분, 섬에서 섬으로 향할 때 배편에서 보내는 시간이다.이 편과 저 편을 바라보며, 섬에서 섬으로 이동을 하며 바라볼 때 느껴지는 감정은 마치 큰 섬이 육지인양 느껴진다는 점이다. 저 깊은 바다 속으로는 서로 연결된 섬이리라.

▲ 우도의 유채꽃

유채꽃 피어난 우도의 텃밭, 돌담과 초록의 마늘과 유채가 잘 어울린다.

ⓒ 김민수

그곳 우도에도 봄이 왔다.

돌담과 노란 유채꽃과 초록 마늘싹과 쪽파와 에메랄드 바닷빛깔....그 모든 색깔이 어우러져 우도의 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같은 색깔도 아니면서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조화를 만들어내는 곳, 그곳이 우도인 것이다.

바람이 분다.경계마다 각기 다른 색깔이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제 자리를 지키는 것은 돌담 덕분이다.

▲ 우도의 산호사해수욕장

우도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산호초가 만들어낸 비경을 자랑라는 산호사해수욕장

ⓒ 김민수

산호사 해수욕장은 산호로 이뤄진 해변으로 유명하다.파도에 닳고 닳아 떠밀려온 작은 산호의 파편들과 형형색색의 작은 소라껍데기는 소유욕을 자극할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바닷속 돌의 위치에 따라 더 검게 보이는 바다, 돌출된 화산석에 부닥치며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가 만들어내는 종합예술이다.

산호사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본토 제주, 섬에서 섬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란 마치 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 우도

검멜레 가는 길에서 바라본 우도의 마을 풍경, 전형적인 시골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 김민수

우도봉을 돌아 검멀레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마을 풍경은 원색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나지막한 지붕들마다 정갈하게 칠해진 페인트의 색깔은 각기 달라도 묘하게 어울린다.

지금이야 관광지로 사람들이 북적거리지만, 오로지 삶을 이어가기 위해 처음 이 섬에서 살아가던 이들에게는 참으로 외로운 섬이었을 것이다. 그 외로움들을 아름다운 풍광들이 위로해 주었을까?

▲ 검멀레 해안

검멀레 해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여행객들, 검멜레 해안의 바다가 봄햇살에 눈부시게 빛난다.

ⓒ 김민수

산호사 해수욕장의 해변은 하얗다고 한다면 검멀레 해변은 검다.검멀레는 우도봉의 뿌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검멀레 해변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백록담은 그날그날 하늘의 모습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다가온다.

우도땅콩을 한 봉지 샀다.여느 땅콩과 다르게 작고 고소하다. 껍질째 먹어야 더 고소하다고 한다.우도는 나에게 늘 여행지였고, 섬이니 만큼 파도가 센 날은 오지 못하는 곳이었기에 아름다운 모습만 기억되고 있다. 태풍이 불어 고립된 날들을 보내봐야 그 속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이 머지않아 맞이할 것 같은 생각을 하니 또다른 우도의 모습을 볼 설렘이 똬리를 튼다.

▲ 비양도의 등대

우도의 또 하나의 섬 비양도, 섬 속의 섬, 또 섬 안에서 만나는 섬

ⓒ 김민수

우도에는 비양도라는 작은 섬이 있다.다리로 이어져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다. 제주도에는 '비양도'라는 이름을 가진 섬이 두 개 있다.하나는 한림바다에서 볼 수 있는 비양도이며, 다른 하나는 우도에 있는 비양도다. 한림바다의 비양도는 일몰의 시간에 바라보면 더 아름다울 것이고, 우도의 비양도는 일출의 시간에 바라보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 등대

하얀 우도의 등대와 등대를 담은 사진가의 뒷모습

ⓒ 김민수

▲ 우도바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밀려오는 우도의 바다, 그 어느 바다가 잔잔한 날이 있겠는가?

ⓒ 김민수

소를 닮은 섬 우도, 잠시 들렀다 오기에 그 속살을 온전히 보지는 못했다.그러나 그 작은 섬이라고 이 나라의 역사에서 별개의 섬으로 외톨이 섬으로 숨어있지 않았다. 일제시대에는 해녀들을 중심으로 항일투쟁을 벌였으며, 1948년 제주 4.3항쟁 당시에도 뭍으로 표현되는 본토 제주와 다르지 않은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작은 섬이기에 더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야할 아픔도 있었을 것이다.

▲ 천진항

우도의 천진항, 청진항에서는 성산항으로 왕복하는 도항선을 탈 수 있다.

ⓒ 김민수

봄이 오고있는 우도와 이별할 시간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곧 진득하니 머물며 우도의 속살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여행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완연한 봄이거나 여름, 지금껏 우도여행을 하면서 걷지 못했던 골목길들을 돌며 사람살이를 느끼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우도, 그곳엔 이미 봄이 왔다.완연하진 않아도 이미 봄이 가득하다.

덧붙이는 글 |

2015년 2월 25일 여행하며 담았던 사진들입니다.이 기사를 응원하는 방법!☞ 자발적 유료 구독 [ 10만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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