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 오염피해를 3천억에 무마한 엑손..비판 가열

2015. 2. 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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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뉴저지주-엑손 10년 끈 손해배상訴 석연찮게 합의"

NYT "뉴저지주-엑손 10년 끈 손해배상訴 석연찮게 합의"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미국 뉴저지주가 석유기업 엑손모빌을 상대로 제기한 89억 달러(약 9조7천87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터무니없이 적은 합의금에 급작스레 끝내려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뉴저지주 주정부와 엑손 측이 최근 89억 달러에 한참 모자라는 2억5천만 달러(약 2천749억원)에 소송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러한 사실을 재판부에 알렸다고 전했다.

엑손은 1800년대 후반∼1900년대 초반 지은 뉴저지주 북부 베이온 및 린든 지역 정유시설을 운영하면서 1천500에이커(약 6.07㎢)에 달하는 습지, 목초지, 하천을 석유 폐기물 등으로 수십 년간 황폐화시켰다.

이에 뉴저지주 주정부는 2004년 엑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간 엑손의 책임 여부는 분명하게 가려졌으며 피해보상 액수만이 이견으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고 NYT는 전했다.

주정부는 재판과정에서 엑손이 오염시킨 지역을 복구하는 데 26억 달러, 주민들이 땅을 쓸 수 없게 된 데에 대한 보상으로 63억 달러를 산정, 엑손 측에 총 89억 달러의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 달전 주정부는 갑자기 엑손 측과 합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판결을 미뤄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러고는 이달 20일 양측이 서로 합의에 이르렀다고 재판부에 통보했다.

갑작스러운 합의 사실에 법조·환경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열심히 싸워온 뉴저지주 주정부가 판결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왜 엑손과 합의 했는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리처드 스튜어트 뉴욕대 법대 교수는 "손해배상 청구액과 합의금이 엄청난 차이가 난다"며 정확한 합의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그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NYT는 엑손이 지난해 5월 크리스 크리스티 현 뉴저지 주지사가 회장을 맡은 '공화당 주지사 협회'(RGA)에 5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지적했으나 엑손 측은 2008년부터 매년 RGA에 기부하고 있으며 크리스티 주지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주정부와 엑손의 합의안은 재판부 승인이라는 마지막 단계가 남아있지만, 주민들과 시민사회는 합의안이 "희롱"이라고 비난하며 재판부가 합의안을 즉각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적 환경단체 시에라클럽의 뉴저지 지부 제프 티텔 국장은 "이는 충격적인 권력 남용"이라면서 "주정부가 뉴저지의 환경과 납세자를 오염유발 기업에 헐값에 팔아넘겼다"고 비판했다.

피해지역인 베이온에는 1879년, 린든에는 1909년 석유화학 공장이 들어섰으며 현재까지도 토양, 지하수 오염이 계속되고 있다. 주정부는 앞서 실태보고서에서 이곳이 유독물질 600여 종이 검출되는 등 폐기물 매립지처럼 됐다고 지적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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