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변호사, 경찰 고문 끝에 사망..논란 확산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한 경찰서에 구금된 변호사가 경찰의 고문 끝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7일 이집트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검찰은 카이로 마타리야 지역에 있는 경찰서에서 변호사 카림 함디(28)를 구타하고 고문한 끝에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관 2명을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함디는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붙잡혀 지난 25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숨졌다. 조사는 테러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내무부 산하 국가보안국 소속 경찰관이 담당했다.
부검 결과 함디는 사망 당시 갈비뼈 골절과 뇌출혈 증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여러 곳에서는 구타를 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에 함디의 동료 말리크 아들리 변호사는 경찰이 함디를 체포한 이유가 분명치 않고 그의 죽음이 변호사들 사이에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검찰은 함디 사망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의 확산을 막고 있다.
검찰은 성명을 내고 "이 사건 조사는 비밀리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알아흐람은 전했다.
카이로 동북부에 있는 마타리야는 올해 들어 반정부 시위가 자주 열린 지역이다.
지난해 5월에는 이집트의 한 공무원이 마타리야에서 경찰에 체포된 직후 숨진 채 발견됐다. 그 가족은 경찰의 고문으로 그가 숨졌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
이집트에서는 2013년 7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 출신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하고 나서 반정부 시위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당국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소속 회원과 시위대를 대대적으로 탄압하고 나섰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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