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본회의장, 오죽하면 국회의장도 "전화 좀.."

김지영 기자 입력 2015. 2. 27. 17:05 수정 2015. 2. 27. 19: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안 = 김지영 기자]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대정부질문 전에 처리할 안건이 있는데, 성원이 안 돼서 본회의를 열 수 없다"며 "의원들에게 전화 좀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는 외교통일위원장 사임의 건 처리와 외교통일위원장 보궐선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었다. 앞의 두 안건은 표결 사안이지만, 본회의 예정 시각인 10시까지 회의장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안건 표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295명) 과반(148명)의 출석이 필요하다.

이 같은 상황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의사봉을 넘겨받은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개회를 선언하기에 앞서 "대정부질문을 할 때에는 각 당의 정책위의장단과 원내지도부단이 원래 일찍 와서 자리를 채운다"면서 "(그나마) 새정치연합에서 오늘은 좀 일찍 들어왔는데, 다음부터는 좀 일찍 와 달라"고 말했다.

이에 정청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손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석을 가리키며 "저쪽은 안 보이네"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일부 원내대표단을 제외하고,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자리도 텅텅 비어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홍의락 새정치연합 의원이 질의를 시작할 때 본회의장 안에 있던 의원 수는 50명 남짓이었다.

비교섭단체 대표연설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있었던 전날에는 박영선·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이 본회의 개회 시각에 좌담회를 개최하는 바람에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대거 불참했다. 당시 좌담회는 강석훈(새누리당)·김관영·김영환·김한길·노웅래·박수현·조정식·홍족학 새정치연합 의원이 참석했다.

27일 마지막 대정부질문에서도 의원들의 출석률은 저조했다. 개회 직후 본회의장에 입장한 의원은 100명도 안 됐다. 그나마도 새누리당에서는 소속 의원(158명)의 4분의 1 수준인 40여명만 참석했다.

텅텅 빈 의석은 국회 참관객들로 꽉 차있던 방청석과 대비됐다. 일부 참관객들은 호통과 훈계뿐인 질의와 썰렁한 회의장을 지루하게 바라봤다. 국회 본청에서 만난 한 새정치연합의 재선 의원은 '참석률이 왜 이렇게 저조하느냐'는 질문에 "야당 사람들이 이완구 국무총리를 마음에 안 들어 하나"라고 말을 돌리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 같은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보통 대정부질문이 열리는 본회의에는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다. 질의를 신청하지 않은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한나절을 본회의장에 머물러봐야 얻을 게 없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의원들은 대정부질문이 열리는 날 지역구에 내려가거나 개인 일정을 소화한다.

그나마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중진 의원들이 25일부터 3일간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본회의장에 꾸준히 출석해 질의 의원들을 독려했다.

27일 본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당 원내행정실에서 출석 여부를 체크하고, '일정이 없는 의원들은 본회의에 출석해 달라'고 당부하기는 하는데, 대정부질문 참석이 의무도 아니고, 연초라서 그런지 다들 회의나 토론회 일정, 지역 일정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주)데일리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