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삼성카드 또 오류..이번엔 '결제 지연에 연체료까지'

권애리 기자 2015. 2. 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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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 삼성카드가 실수 연발입니다. 지난 1월 연말정산 오류 두 건에 이어, 이번엔 일부 카드의 결제에 문제가 잇따랐습니다.

"내 카드가 이상해. 다른 사람들도 그렇대."

카드사를 비롯해 금융 분야를 취재하는 제게 25일 오후에 선배 한 분이 전화를 걸어오셨습니다.

본래 결제일이 18일인 선배 삼성카드의 사용대금이 일주일이 지난 25일에야 빠져나갔는데, 연체료까지 붙어있더란 겁니다.

"돈도 돈이지만, 연체기록 남으면 신용정보에 영향 미치는 거 아냐? 찝찝해. 계좌에 돈이 모자랐던 적이 없고 뭔가 착오가 있어서 늦게 나간 거 같은데, 그럼 연체료는 붙지 말아야지. 어떻게 된 거야?"

저도 사용하는 삼성카드가 있어 인터넷으로 조회를 해봤습니다. 이번 주 삼성카드 홈페이지가 계속 불안정해 명세서 조회는 되지 않았지만, 결제 예정금액에서 연체료가 발생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카드와 연결시켜 놓은 은행 계좌와 대조하니, 연체료가 이미 빠져나간 상태였습니다.

결제일이 18일에서 22일 사이인 카드의 경우라면 이달엔 결제가 좀 늦어진 게 당연한 일이긴 합니다. 설 연휴 기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카드들은 연휴 이후 첫 영업일인 23일에 결제가 이뤄지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알아봤더니, 일부 삼성카드의 결제가 23일에서 이틀 더 미뤄져 25일에야 대금이 빠져나갔습니다. 결제가 이틀 미뤄졌어도 연체료가 붙지 않고 정상적으로 대금 원금만 결제가 된 카드들도 있지만,

이렇게 연체료가 가산된 카드들이 속출했습니다.

삼성카드는 연체료가 가산돼 결제가 이뤄진 카드가 정확히 3천30개의 법인카드라고 25일 밝혔습니다. 삼성 법인카드를 쓰는 회원사 300곳 가운데 결제일이 18일과 22일 사이면서 결제 통장으로 외환은행을 이용하는 카드들에서 연체료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삼성카드 측은 설 연휴 기간에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에 나섰다가 연휴가 끝난 후에도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으면서 착오가 발생했다며, 25일 오후에 이 이상결제 문제를 발견해 해당 법인회원사들에 개별적으로 오류 발생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인 고객 신용정보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며, 빠져나간 연체료는 26일 오후 3시 20~30분에 결제통장들로 반환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카드 사용하시는 분들은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결제대금 인출에 이상이 생긴 건 이 법인카드들 뿐만이 아닙니다.

자동이체가 아니라 가상계좌 입금으로 결제일 전에 대금을 넣어놓으신 개인카드 회원들도 23~25일 사이 대금 이체가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들도 뒤늦게 돈이 빠져나가면서 연체료가 남게 됐습니다. 이런 피해를 입은 분들은 얼마나 되는지, 아직 정확한 규모도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삼성카드는 이런 분들의 경우 다음달에 연체료가 합산부과되지 않도록 피해 규모를 파악해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경우에 해당하시는 분들도 나중에 꼭 확인해 보시는 좋겠습니다.

삼성카드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이른바 '차세대시스템'이라고 하는 전산시스템을 도입하는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이 작업이 연휴 안에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월요일부터 대금 결제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카드는 결국 화요일엔 콜센터와 홈페이지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시스템 복구작업을 벌였습니다.

대대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일시적인 불편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 있을 수 있는 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삼성카드가 단지 콜센터 또는 홈페이지 검색 같은 부분 뿐 아니라 실제 카드 이용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고객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삼성카드는 월요일부터 자사 전산시스템과 은행들, VAN사 사이의 통신 사이에 지속적인 지연장애가 빚어지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이 장애 때문에 일단 가상계좌로 대금을 입금한 개인카드들의 대금 결제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일부 법인카드의 자동이체도 실패했습니다. 자동이체로 대금이 결제된 카드들도, 전산상으로는 대금이체 사실이 제때 반영되지 않아 "대금 결제 다 됐는데 긁어보면 한도가 꽉 차서 쓸 수 없는 카드라고 한다"는 소비자 불편이 잇따랐습니다.

카드사와 VAN사의 통신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다 보니 카드를 긁었는데도 결제가 됐다는 확인이 바로 되지 않아, 카드가 이상한가 보다 하고 여러 번 카드를 긁으신 분들은 이 건들이 다 중복결제로 남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콜센터가 며칠씩 원활하지 않았으니, 상담도 안 됐습니다. 소비자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은 불평을 듣더라도, 시스템이 불안정하니 단지 콜센터와 홈페이지 뿐 아니라 카드 이용에도 불편이 있을 수 있다는 솔직한 안내가 필요했던 일입니다.

해외직구를 했는데 계속 결제내역이 뜨지 않아 애를 태우셨다는 소비자 한 분이 제게 하신 말씀이 이번 소동을 제일 잘 요약하고 있는 것 같아 옮깁니다.

"카드는 신용이잖아요. 시스템 개선 작업, 할 수 있어요. 그럼, 어떤어떤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알려놓으면 되잖아요. 불안해 할 필요가 없게. 아무 말도 없이 이게 뭡니까. 삼성카드 쓰는 사람이 몇십만 명 아닙니까. 시스템이 불안정해도, 팝업창 띄워서 그런 거 안내해 주는 건 할 수 있잖아요? 저는 대금결제 다 됐는데, 이번 주 내내 홈페이지에서 2월 결제대금이 연체료랑 같이 3월로 넘어가는 걸로 돼 있어요. (홈페이지에 대금결제내역이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씀드리자) 그럼 그런 설명을 해줘야죠. 전산장애 안내에도 그런 얘긴 하나도 없고…"

돈과 신용이 거래되는 카드사의 서비스는 늘 민감한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보유출 파문 같은 잇단 문제들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치밀한 기술보안이 필요한 핀테크 확대가 화두인 요즘엔 더욱 그렇습니다. 삼성카드가 업계 2위 명성에 걸맞게, '기본이 튼튼한 서비스'의 초심을 되새길 때인 것으로 보입니다.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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