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무게는↑' 박병호..20%는 비워둔다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사상 첫 4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 화두는 '비우기'다.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박병호는 덥수룩하게 수염을 길렀다. 26일 온나 아카마볼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그는 "멋으로 기르는 것은 아니다. 캠프 기간 중에 면도하기 귀찮아서 길렀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면도할 시간까지 아껴가며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얘기처럼 들렸다. 또 올 시즌에 대한 남다른 각오도 엿볼 수 있다.
물론 수염만 기른 것이 아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배트에도 변화를 줬다. 평소에 사용하던 880g이 아닌 20g 늘어난 900g짜리다. 박병호는 "어색하지 않다. 좀 더 강한 타구를 때리기 위해서 더 무거운 것을 선택했다. 올 시즌 끝까지 배트 무게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박병호는 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전날(25일) KIA전에서 2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을 기록한 데 이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 오프시즌 무게를 늘린 방망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경기 후 박병호는 "공을 띄워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지금은 안타수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공을 많이 보면서 스트라이크존을 체크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안타보다 볼넷이 더 낫다"고 밝혔다.
박병호가 밝힌 현재 몸 상태는 80% 정도다. 시즌 개막전까지 100%까지 채우는 일은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다만 박병호는 "80% 정도만 만드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100%를 맞추면 컨디션이 떨어지기 때문. 그러면 다시 몸 상태를 끌어 올려야 한다. 선수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박병호는 "항상 80%로 몸 상태를 맞춘다"고 덧붙였다.
20% 비우기를 통해 프로야구 사상 첫 4년연속 홈런왕에 등극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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