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국정원 '논두렁 시계' 언론 공작 몰랐나

이용욱 기자 입력 2015. 2. 26. 22:16 수정 2015. 2. 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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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과 당시 수시 통화·독대.. 야권서 책임론 제기

이명박 전 대통령(MB·74·사진)이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때 '망신주기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 증언이 경향신문을 통해 보도되면서다.

당시 상황을 주도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 전 대통령 최측근인 데다 대통령 묵인이 없었다면 국정원이 이런 '공작'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관계'에 주목한다.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이 수시로 현안을 상의할 정도로 긴밀한 사이였던 만큼 당시 핵심쟁점이던 노 전 대통령 수사가 논의대상에서 빠졌을 리 없다는 것이다.

여권과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국정원장 때 이 전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했으며, 단둘이 식사하는 등 독대도 잦았다.

또 원 전 원장 단독행동이라고 하기엔 사안이 무겁다. 국정원이 검찰 수사 내용을 전달받고, 이를 왜곡해 언론에 전달한 것은 사실상 정치공작이다.

더구나 대상은 전직 대통령이다. 이런 모험을 원 전 원장이 대통령 재가 내지 묵인 없이 감행하기는 쉽지 않다.

원 전 원장은 '간'도 작았다. 국정원장 시절 외부식사가 있을 때는 약속장소에 못 미쳐 '관용차'에서 내린 뒤 홀로 이동할 정도로 몸을 사렸다. 이런 그가 그러한 중대 사안을 단독결행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이 전 대통령 측이 노 전 대통령을 희생양 삼아 집권 초반 촛불집회 이후 계속된 정치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려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일단 이 전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도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재임시절 국정원 일탈행위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며, 몰랐다면 최측근의 국정농단도 알아채지 못한 무능한 대통령이 된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26일 통화에서 "원 전 원장 독자적으로 했겠느냐. MB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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