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유벤투스-도르트문트, 18년 만의 대결 '압박이 좌우한다'

송영주 해설위원 입력 2015. 2. 24. 11:35 수정 2015. 2. 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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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송영주 해설위원]1996-9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는 마치 유벤투스를 위한 무대처럼 느껴졌다. 유벤투스는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지휘 아래 크리스티안 비에리와 지네딘 지단,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디디에 데샹, 치로 페라라 등 화려한 선수진을 앞세워 조별리그부터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도르트문트. 대다수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유벤투스의 낙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오츠마 히츠펠트 감독의 전술과 칼 하인츠 리들레의 2골, 그리고 당시 20세의 라스 리켄의 원더골을 앞세워 유벤투스에 3-1로 승리,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18년이 지난 올 시즌 유벤투스와 도르트문트가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재회했다.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며 3연패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세리에A 최초로 30회 우승을 달성했다. 유벤투스의 목표는 이제 유럽 정복이다. 물론, 유벤투스는 최근 10년 동안 챔피언스리가 8강 진출 3회를 제외하면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유럽을 호령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유벤투스는 도르트문트에 승리해 복수에 성공하면서 우승을 향해 돌진할 계획이다.

반면에 도르트문트는 최근 3연승을 기록하며 순위를 상승시켰지만 여전히 분데스리가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미 분데스리가 우승은 물 건너간 상황이므로 챔피언스리그에 전력을 집중시킬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와 달리 챔피언스리그에선 승승장구하며 16강에 진출해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도르트문트는 유벤투스와의 정면 승부를 피할 이유가 없다. 유벤투스가 공수에 걸쳐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지만 도르트문트도 특유의 게겐프레싱과 빠른 공수 전환을 바탕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벤투스와 도르트문트 중에서 누가 16강 1차전에서 승리의 미소를 지을 것인가.

◆ 챔피언스리그 DNA가 필요한 유벤투스

유벤투스는 최근 세리에A 3연패에 성공하며 이탈리아를 제패했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하다. 간판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테베스가 세리에A에서 14골을 넣으며 득점 1위를 달릴 뿐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골을 넣으며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비록 알바로 모라타와 페르난도 요렌테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빈곤한 득점력을 보여줘 테베스 파트너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모라타와 요렌테도 최근 세리에A에선 득점포를 가동하며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아르투로 비달과 폴 포그바,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안드레아 피를로로 구성된 미드필드는 세리에A에서 무려 17골을 합작했을 정도로 득점 지원이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상대와의 중원 전쟁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또한, 지안루이지 부폰 골키퍼와 조르지오 키엘리니 중심의 수비는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세리에A 24경기에서 단 13골 밖에 허용하지 않고, 올 시즌 2골 이상 실점한 경기가 단 3경기에 불과할 정도. 이에 더해 알레산드로 마트리와 루카 마로네, 그리고 안드레아 바르잘리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전력누수가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유벤투스의 문제는 챔피언스리그 DNA가 부족하다는 점에 존재한다. 유벤투스는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무려 4차례나 진출했던 팀이지만 최근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유로파리그 준결승 진출에 만족했을 정도.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A조에서 원정 경기에 약점을 드러내며 3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따라서 막시 알레그리 감독은 세리에A와 챔피언스리그의 특성을 고려해 전술에 변화를 줄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피를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피를로는 유벤투스에서 패스 공급원으로 전체적인 경기를 조율할 뿐 아니라 패스의 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35세의 나이로 기동력과 활동량이 떨어진 상태. 이에 따라 피를로가 게겐프레싱이란 단어를 유행시킬 정도로 전진압박이 강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견제를 피하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만약 피를로가 제 역할을 하고, 알레그리 감독이 도르트문트의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전술을 마련한다면 유벤투스는 홈에서 펼쳐지는 16강 1차전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게겐프레싱'으로 무장한 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내내 고생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전반기 내내 강등권에서 방황했다. 이는 분데스리가의 타 팀들이 '게겐프레싱'으로 대표되는 도르트문트의 전술에 익숙해졌고, 도르트문트가 시즌 내내 부상 선수들이 많아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도 케빈 그로스크로이츠와 에릭 둠, 케빈 캄플, 세바스티안 켈 등은 부상인 상황이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3연승을 달리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되며 득점에 눈을 뜬 오바메양과 도르트문트와 재계약을 한 에이스 마르코 로이스는 최근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면서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케빈 캄플의 부상이 아쉽지만 헨릭 므키타리안과 야쿱 브와스치코프스키가 그의 빈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카가와 신지가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누리 사힌과 일카이 귄도간이 미드필드에서 수비 1차 저지선과 패스 공급원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득점 지원도 하고 있다.

도르트문트가 2011-12시즌을 통해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 후, 2012-13시즌 결승전에, 지난 시즌 8강에 진출하며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올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D조에서 4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 챔피언스리그에선 유감없이 실력을 과시했다. 이는 압박하고 또 압박하는 도르트문트의 게겐프레싱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선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도르트문트의 빠른 공격 전개가 여전히 위력적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도르트문트가 수비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도르트문트는 최근 마인츠,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각각 2골씩을 허용하면서 수비에 문제를 노출했다. 그리고 1차 압박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에 뒷공간을 쉽게 내줄 수 있다는 점과 전반부터 강한 압박을 유지하다 보면 후반전에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할 수 있다는 점 등도 도르트문트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연 도르트문트는 게겐프레싱을 앞세워 유벤투스의 발을 묶을 수 있을까. 분명한 사실은 게겐프레싱이 효과를 발휘해야 도르트문트는 기분 좋게 2차전을 맞이할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 테베스 vs 로이스, 그래픽 김종래[영상] 유벤투스 vs 도르트문트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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