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혈전 꿈꿨을 샬케04 무너뜨린 세 가지 악재

김태석 2015. 2. 1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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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한 샬케 04의 복수혈전은 이뤄지지 못했다. 전반 20분까지 뜻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으나 세 가지 악재를 만나자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19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각) 벨틴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라운드에서 샬케04가 레알 마드리드에 0-2로 패했다. 샬케04는 전반 25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후반 34분 마르셀루 다 실바의 연속골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샬케04는 지난시즌 대회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바 있다. 두 경기 종합 2-9라는, 거의 야구 스코어 차로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승부수를 걸었을 벨틴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는 1-6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한 것은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승부를 걸려면 홈에서 어떻게든 박빙의 스코어 차를 가져가야 했는데 도리어 회복하기 힘든 수준의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억이 이날 샬케04의 전술을 수비지향적으로 만든 듯했다. 본디 로베르토 디 마테오 샬케04 감독이 수비를 우선시하는 감독이긴 하지만, 되도록 상대의 경기 운영 전략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템포로 경기를 끌어가려고 했다. 이 때문에 샬케04는 전반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레알 마드리드와 제법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레알 마드리드에 첫 슈팅을 킥오프 후 17분이 지나서야 내줬고, 전반 24분 클라스 얀 훈텔라르가 위협적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득점 찬스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 흐름을 최대한 오래 끌었어야 했다. 하지만 전반 중반에 찾아온 세 가지 악재가 계획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던 샬케04를 패배의 수렁으로 밀어넣고 말았다.

첫 번째 악재는 호날두에게 내준 실점 상황이었다. 샬케04는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통해 위험 지역 내에서 수적 우위 상황을 만들어내며 레알 마드리드 공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이 실점 장면에서는 이런 수적 우위 상황이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호날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다니엘 카르바할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카르바할이 크로스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데니스 아오고가 너무 안이했다. 카르바할이 왼발로 크로스를 시도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었는지 터치라인 쪽을 사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말았다. 카르바할은 아오고가 자리한 측면보다는 안쪽으로 접어 왼발로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 크로스는 어떠한 저항도 받지 않았다. 여기에 페널티박스 안에서 자리한 수비수진들이 머리로 걷어냈더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3명이 자리하고도 절묘한 타이밍으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뜨리고 문전으로 쇄도한 호날두에게 노마크 찬스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른 샬케04 수문장 티몬 벨런로이터로서는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슈팅이었다.

실점 이후 샬케04는 뼈아픈 전력 누수까지 당하고 말았다. 호시탐탐 레알 마드리드 골문을 노리던 훈텔라르가 라파엘 바란과 충돌 이후 부상을 호소하며 아웃된 것이다. 막심 추포-모팅과 투톱을 이루고 있던 훈텔라르는 디 마테오 감독의 계획 상 무조건 풀타임을 뛰어야 할 선수였다. 이날 대기 명단에 올린 선수 중 최전방을 책임질 선수는 만 19세 유망주 펠릭스 플라테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투입 명령을 받은 플라테는 후반 28분 골포스트를 때리는 장면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이외에는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파트너를 잃은 추포-모팅 역시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훈텔라르의 예기치 못한 부상은 지키다 한방을 노린다는 전술을 수립하고 승부에 돌입했을 샬케04의 공격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말았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가 생각만큼 공세를 취하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샬케04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는데 애먹었다. 실점 이후 경기 종료까지 시간이 넉넉히 남은 터라 정상적으로 승부했더라면 아쉬움이 드는데, 샬케04는 그럴 만한 여력이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샬케04가 효율적으로 역습을 전개하지 못한 이유는 중원에서 완전히 상대에 제압당해 전방으로 향하는 볼 줄기가 메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율리안 드락슬러 등 볼을 뿌려줄 수 있는 중원의 지휘관, 치네두 오바시·헤페르손 파르판 등 돌격대장들이 아예 부상으로 쓰러져 경기에 뛸 수 없었던 게 치명타로 작용했다. 이것이 샬케04의 세 번째 악재였다. 참혹한 결과를 낸 지난해 맞대결을 떠올리면 그나마 나은 모습이긴 해도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를 꺾을 만한 힘을 보이진 못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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