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근혜 합쳐도 노무현 호감도 못 따라잡아"

2015. 2. 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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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인적쇄신 요구 거센데 이완구 임명 강행… 무너진 콘크리트 지지율, 정국반전 카드는

[미디어오늘 정상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견고한 40%대 지지율은 새해 들어 거짓말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16일 발표된 리얼미터 발표에 따르면 2월 2주차, 약간의 반등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월 1주 43.2%에서 하락을 거듭하며 2월 1주차 31.8%까지 떨어졌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2월 2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4.2%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는 더욱 참혹하다. 1월 1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였으나 2월 1주 지지율은 29%다.(2월 2주차, 박 대통령 지지율은 30%) 최근 소폭의 반등은 있었지만 두 조사기관의 조사 모두 불과 한 달의 기간 동안 박 대통령 지지율이 전에 없이 추락했음을 보여준다.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해부터 시작된 증세논란에, 실제로 올해 1월부터 담뱃값이 폭등했다. 박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하는데, 서민들의 체감은 다르다. 그리고 이 과정은 국민들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 중 16%가 소통문제, 15%가 증세문제를 꼽았다.

▲ 리얼미터,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그래프
▲ 한국갤럽,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그래프

여기에 정권 출범 이후 내내 발목을 잡고 있는 인사문제도 여전하다. 안대희·문창극 2번의 낙마 끝에 이완구 국무총리가 임명됐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도덕적 흠결이 발견됐다. 심지어 그는 기자들 앞에서 언론통제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연말 정국을 뒤흔든 정윤회 등 '비선' 논란도, 넓게는 소통과 인사의 문제다.

이제 설 정국이 시작된다. 명절 기간 동안 정권과 정치권은 반전카드를 준비한다. 청와대는 이완구 국무총리를 내세우고 개각을 단행했다. 청와대 비서진도 설 이후 손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 처방은 묘약이 될까?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는 멈출 것인가? 그리고 반등할 수 있을까?

1. 폭락은 멈출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콘크리트'로 불렸다. 공약을 파기해도, 인사 참사가 벌어져도 국민들은 40~45% 정도의 견고한 지지를 보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문제는 바로 이 견고한 지지층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50대와 대구·경북에서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역전했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50대의 대통령 부정평가가 50%중후반대를 기록했고,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두 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리서치뷰 조사결과 지난달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6%, 이번 조사는 26.7%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지지율 폭락은 설을 앞두고 멈췄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을 친 것일까? 이 30%전후의 지지율이 다시 형성된 박 대통령의 마지노선일까?

▲ 지난 10일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올 설에도 전통시장을 방문할 확률이 매우 높다. 사진=청와대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이전 대통령과는 다르게 강성 지지층이 있다"며 "그것이 25%전후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35% 지지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35%와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금에서부터 10%p 가량 하락할 여지는 있다.

안일원 대표는 "청와대가 기존과 같은 행보를 한다면 20%대도 무너질 수 있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 지지율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있어 거품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전·현직 대통령 호감도를 조사해보니 박정희·박근혜 부녀대통령을 합해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밀렸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영된 '박정희 향수'가 가라앉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바닥은 친 것으로 보인다. 홍 소장은 "악재가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악재가 터지지 않는 이상 여기서 내려가기 쉽지 않다.

여기에 윤희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일을 못한다고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최근 하락세가 멈춘 것은 이완구 청문회에서 모처럼 여야 대립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야당이 강해질수록, 역으로 여당 지지층도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재인 체제 등장 후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게 결집된 지지층도 불과 1~3%p 가량이다. 여기서 더 떨어지기 쉽지 않지만, 오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안일원 대표는 "지금으로서는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단초를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2. 반전을 이룰까?

박 대통령이 선택한 정국반전카드는 '인사'다. 인사 문제는 그동안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중심에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국무총리 교체에 성공했고, 이어 몇몇 장관을 교체했다. 설을 앞두고 소폭이지만 빠른 개각은 인사 개편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쉽지 않다. 무엇보다 국무총리나 일부 장관들은 국민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정홍원 총리는 존재감이 없었고 비선실세 논란이 터졌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청와대 실세는 김기춘 비서실장 및 비서관 3인방,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이다. 여기에 정윤회, 최순실씨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들은 최소 '유력인사'로 보고 있다.

▲ 이완구 국무총리이치열 기자 truth710@

이 중,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는 유력하다. 청와대가 김 실장의 사표를 수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 비서관 3인방은 남아 있다. 비선실세 논란이 불거지기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으로서는 김기춘 실장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소장은 "정국반전의 해답은 간단하다. 지지율 하락요인을 개선하면 된다"며 "국민들은 청와대 인사 혁신 요구가 크다. 국민들은 장관 중에는 최경환 정도만 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김기춘+3인방"이라며 "이미 이완구는 총리로 올 것이라 예상됐고 그럼에도 지지도는 떨어졌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은 이 총리에게 더욱 비판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센터장도 "대통령 지지층이 범위가 작아지고 강도도 약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면전환카드 효과가 나타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윤 센터장은 "여당 지지율이나 보수성향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지율 상승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만약, 개각효과가 미미할 경우, 혹은 여기서 더 지지율이 떨어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노무현 정권의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당시 한나라당은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반면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한나라당은 정권을 이었다.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을 수집한 것이 바로 박근혜 당시 의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새누리당 내에 '포스트 박근혜'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떨어진 지지층이 새누리당으로 모이기 쉽지 않다. 안 대표는 "이반된 대통령 지지층이 모일 구심점이 약하기 때문에, 떨어진 지지층이 결집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대선보다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여야 대선 잠룡들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총선이 1년도 넘게 남았지만, 설 이후 정국 상황에 따라 총성 없는 전쟁은 시작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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